[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미세먼지 범국가기구' 설립추진단이 이르면 다음 주 발족한다. 추진단장은 김숙 전 유엔대사와 전·현직 환경부차관급 인사가 공동으로 맡는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추진단 관계자 등에 따르면 당초 이번 주 추진단을 출범시킬 계획이었지만, 반 전 총장의 중국 보아오포럼(26일~29일) 출장이 겹쳐 다음 주로 연기됐다. 기구의 공식출범일은 내달 22일 '지구의 날'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공직자 대상 특강에서 "실무기획단 발족 후 전문 위원들을 위촉하고, 전문 분과를 만들고 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며 "한 달 정도 후 기구가 정식 발족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직속기구인 범국가기구는 별도의 사무국을 두고 미세먼지와 국제분야 등 다양한 분과로 구성될 예정이다.
반 전 총장은 "(유엔 사무총장을 하며) 10년 이상 기후변화를 다루긴 했지만 미세먼지 자체를 다룬 적은 없다"면서 "제가 앞으로 어떻게 잘할 수 있을지 두렵지만 공직자, 시민사회, 경제단체 등 여러 분야에서 대국민 합의를 이뤄내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는 또 "공기의 부패는 누가 책임질 것인가"라고 반문하면서 "인류사회는 하나하나 모든 일이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없으며, 같이 하지 않으면 안된다"며 국제사회 전체의 노력을 강조했다.
한편 범국가기구 출범과 관련해 국무총리실 산하 민·관 합동 심의기구인 '미세먼지특별대책위원회(이하 특위)'와의 관계설정에도 주목된다. 대통령직속인 범국가기구가 총리산하인 특위보다 상급기관이라는 평가지만, 법률에 기반한 특위와 달리 범국가기구는 관련 법령이 아직 없는 상태다. 또 상당부분 역할이 중첩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정부가 역할을 조정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15일 발족한 미세먼지 특위는 '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미세먼지 특별법)'에 기반하고, 이낙연 국무총리와 문길주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UST) 총장이 민·관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다. 산하기구로는 정부부처 관계자들이 중심인 '미세먼지개선기획단'과 민간위원 중심의 △과학·국제협력 △미세먼지 저감 △국민건강보호·소통 등 3개 분과위로 구성됐다.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이 25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대강당에서 'UN과 반부패'라는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