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통합이 힘'이라는 벨기에의 국가 모토는 평화 통일을 바라는 우리 국민들에게 참으로 공감이 가는 정신"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북미 비핵화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 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필립 레오폴 루이 마리 벨기에 국왕과의 확대 정상회담 모두 발언에서 "벨기에는 다른 언어와 문화에도 불구하고 다양성을 존중하면서 높은 사회적 통합을 이루고, 나아가 유럽연합(EU) 통합까지 이끌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가 배울 점이 많은 나라"라며 이같이 밝혔다.
필립 국왕은 문 대통령의 초청으로 25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우리나라를 국빈방문 중이다. 벨기에 국왕으로는 27년 만의 방한이며, 문 대통령 취임 후 처음 맞이하는 유럽 왕실 인사다.
필립 국왕은 "문 대통령의 한반도와 전 세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역할에 대해 감사의 말씀과 치하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벨기에와 한국은 공동의 과제와 공동의 기회를 갖고 있다"며 "4차 산업혁명, 세계화, 기후변화, 사회 디지털화 영향, 인구 고령화 추세 등 여러 가지가 있다"면서 다양한 분야의 협력강화를 기대했다.
양 정상은 양국 간 우호 증진과 실질 협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의제들을 논의했다. △화학, 의약, 물류 협력 강화 △생명공학, 인공지능, 스마트시티, 중소기업·스타트업, 4차 산업혁명 등 협력 다변화 △아시아-유럽 연계성 증진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달성 △기후변화 대응 등 지역 및 글로벌 현안 공조 등이다.
한편 이날 오후에 열리는 벨기에 국왕 환영만찬에 허창수 GS그룹 회장이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자격으로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 정부 들어 전경련 회장이 청와대 공식행사에 초청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과거 전경련은 재계의 대표 역할을 담당했지만,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에 연루되면서 현 정부의 철저한 외면을 받아왔다.
이번 만찬 초청을 계기로 소위 '전경련 패싱'이 일부 해소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그간 전경련은 정부의 외면을 감내하며 민간기업 비즈니스 외교를 꾸준히 이어왔고, 경제 '싱크탱크'로의 변신도 모색하고 있다. 다만 전경련이 27일 한-벨기에 비즈니스포럼을 주최하기 때문에 어쩔수 없이 초청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필립 벨기에 국왕이 26일 청와대 대정원에서 열린 공식환영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