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슈퍼주총 데이, CEO들 리딩금융그룹·M&A 경쟁 예고

조용병 신한지주 회장 "현재 1등에 안주하지 않고 '일류 신한' 만들 것"
윤종규 KB금융 회장 "아직 실탄 한발 남아있어…1위 굳히는 한발 준비"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금융지주 전환으로 새로운 역사 시작…M&A로 비은행 강화"

입력 : 2019-03-27 오후 5:00:33
[뉴스토마토 문지훈·신병남 기자] 3월 마지막주 '슈퍼주총 데이' 중 하루인 27일 열린 금융권 정기주주총회에서 금융사 최고경영자(CEO)들이 '리딩금융그룹' 자리와 인수·합병(M&A)과 관련해 경쟁사와의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특히 조용병 신한지주(055550)(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윤종규 KB금융(105560)지주 회장은 각각 리딩금융그룹 수성과 탈환 의지를 내비쳤으며 손태승 우리금융지주(316140) 회장 겸 우리은행장은 M&A를 통한 성장을 강조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을 비롯해 KB금융, 우리은행, 기업은행(024110) 등은 이날 오전 정기주총을 각각 개최했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현재 1등에 안주하지 않고 금융수준을 높이는 한편 국가와 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일류 신한'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한국 금융 미래 100년을 이끌며 월드 클래스 파이낸셜 그룹(World Class Financial Group)으로 도약하는 천년 신한의 역사를 만들어가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조 회장은 올해 △비즈니스 영역 확장 △디지털 신한을 위한 쇄신 노력 △리딩 금융그룹으로서 선도적 역할 △신한과 함께하는 사람들의 행복 등을 강조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과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겸 우리은행장은 나란히 인수·합병(M&A)을 통한 경쟁력 확보에 대해 강조했다.
 
윤 회장은 특히 이날 주총에서 주주들에게 생명보험사 M&A 계획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KB금융이 생명보험 분야를 보강해야 한다는 열망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오는 2022년 IFRS17 적용으로 자본이 부족한 생명보험사들이 (M&A 시장에) 나오고 재벌그룹 중 금융사를 재편하는 곳도 있기 때문에 여러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양궁으로 하면 경쟁사는 10발을 다 쏘고 우리는 1발의 실탄이 남아있는 상황"이라며 "9발을 쏜 상황에서 비슷하다면 1위를 굳히는 1발을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손 회장은 "올해부터 금융그룹으로 전환해 은행이 아닌 금융그룹으로서 새로운 역사를 시작하게 됐다"며 "향후 M&A를 통해 비은행 부문을 더 강화하고 기업가치를 크게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김도진 기업은행장의 경우 "여신 포트폴리오의 선제적 관리와 더불어 비이자수익과 해외사업, 자회사 부문의 균형적 성장을 위해 노력해 지속 성장에 필요한 초석을 다지겠다"며 "중기금융 역량 향상을 통해 시장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주총에서 신한금융은 이만우·박철·히라카와 유키·필립 에이브릴·박안순 사외이사를 1년 임기로 재선임했으며 이윤재 전 코레이(KorEI) 대표와 변양호 VIG파트너스 고문, 허용학 홍콩 퍼스트브리지스트래티지 대표, 성재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 등 4명을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또 지난 26일 공식 취임한 진옥동 신한은행장을 신한금융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했다.
 
이와 함께 이날 열린 임시 이사회에서 지배구조 내부규범을 개정해 지주 회장을 '지배구조 및 회장후보 추천위원회(지배위)'에서 제외했다. 이로써 신한금융 지배위는 기존 대표이사 회장과 4인 이상 6인 이하의 사외이사에서 5인 이상 7일 이내의 사외이사로 꾸려진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기존에도 회장이 후보군에 포함될 경우 회장 후보 추천 절차가 시작되는 단계에서부터 위원회 참여나 의결권 행사가 제한되기 때문에 절차상 문제가 없었다"며 "이번 규정 개정을 통해 회장 후보 추천과 관련한 불필요한 오해의 소지를 없앴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KB금융도 이달 임기가 만료되는 유석렬 이사회 의장과 스튜어트 솔로몬¸박재하 사외이사를 재선임했으며 김경호 홍익대 교수를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우리은행의 경우 오정식 상임감사위원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했으며 기업은행은 신충식 전 농협금융지주 회장과 김세직 서울대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왼쪽부터)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이 27일 각사 정기주주총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각사
문지훈·신병남 기자 jhm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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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