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산자위)의 27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끝내 파행됐다. 시작부터 야당 의원들은 '청문회 공격수'로 유명한 박 후보자의 과거 청문회 발언을 끄집어내 맹공을 퍼부었다. 박 후보자는 물러서지 않고 조목조목 받아치는 '공세적 방어'에 나섰고, 결국 자유한국당은 '청문회 보이콧'을 선언했다.
산자위 소속 한국당 의원들은 이날 오후 7시50분께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 후보자의 불성실한 답변 태도와 자료 제출 부실을 이유로 청문회를 거부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기본적인 자료제출 거부는 물론, 남에게는 엄격하고 자신에게는 한없이 자비로운 내로남불의 이중성과 야당 의원들의 질의에 고의적으로 핵심을 흐리는 불성실한 답변태도, 뻔한 증거에 비아냥거리는 거짓말 해명, 중기부 직원들에게 책임 전가하는 모습까지 장관 후보자답지 못한 수준 낮은 자세를 보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박 후보자의 불성실하고 위선적인 행태를 더 이상 지켜봐 줄 수 없다"며 "내로남불, 위선자의 대명사가 된 박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거부하겠다. 박 후보자는 더 이상 청문회를 농락하지 마시고 자진사퇴하시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오전 10시부터 시작한 청문회에서 박 의원은 야당 의원들의 질의에 물러서지 않고 맞대응했고, 민감한 문제에도 소신발언 했다. 한국당 윤한홍 의원이 '병원 특혜진료 의혹'을 추궁하며 유방암 치료 내역을 요청하자 "유방암과 관련한 부분은 전국적으로 유방암을 앓고 있는 여성들에게 모멸감을 주게 만드는 발언"이라며 "제가 윤 의원님에게 전립선암 수술받았느냐고 말하면 어떻겠냐"고 반박했다.
또 국회 법사위원장 시절 ‘김학의 전 차관 사건’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민주평화당 이용주 의원의 추궁에는 "해당 별장 성접대 동영상을 박지원 의원과 봤다"면서 "당시 법무장관인 황교안 한국당 대표에게 '이분이 차관으로 임명되면 문제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고 공개했다.
최저임금 인상문제에 대해선 "경제상황을 고려해 정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만약 내년 경제상황이 심각해진다면 동결에 가까운 수준까지 갈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사견을 전제로 "최저임금은 지자체별로 구분 적용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는 정부와 노동계의 입장과 결이 다른 내용이다.
한편 이날 국회에선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도 진행됐다.
조 후보자에 대해선 자녀 호화유학 논란, 허위 출장 의혹, 실적 없는 무선 충전 전기차 등 후보자의 능력과 도덕성 검증 위주로 진행됐다. 특히 야당은 조 후보자의 국가 연구개발(R&D) 비용 횡령 의혹을 제기하며 상임위 차원 고발을 요구했다.
진영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상대적으로 정책 질의 위주로 진행됐다. 다만 당초 예정된 청문보고서 채택은 불발됐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28일 오전 10시 전체회의를 열어 인사보고서 채택 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장관 후보자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 인사청문회에서 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