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지난 2013년 3월 특수강간 혐의를 받던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1차 수사에 참여했다가 좌천성 인사발령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이세민 전 경찰청 수사기획관이 28일 대검찰청 진상조사단 조사를 받았다.
대검 진상조사단은 이날 이 전 기획관을 소환해 김 전 차관 수사 당시 청와대로부터 외압이 있었는지, 당시 수사 상황과 청와대 보고 유무 등에 대해 조사를 벌였다.
앞서 경찰은 김 전 차관이 성접대 의혹 보도 후 2013년 3월21일 자진사퇴하자 정식 수사로 전환했다. 하지만 김 전 차관 관련 특별수사팀 수사기획관으로 실질적인 책임자였던 이 전 기획관은 보직발령을 받은지 불과 4개월여 만에 갑자기 경찰청 부속기관인 경찰대학 학생지도부장으로 사실상 좌천됐다. 김학배 당시 경찰청 수사국장 역시 울산지방경찰청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결국 이 전 기획관은 이후 경찰청 본청으로 돌아오지 못했고 부속 기관 등을 전전하다가 사직했다. 김 전 차관 사건을 지휘한지 한 달 가량이 지난 시점의 수사 지휘부 전원 교체를 두고 이들이 박근혜 정권에 미운털이 박혀 인사상 불이익을 받은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왔다.
지휘라인이 바뀐 뒤 경찰은 이후 4개월 가까이 수사를 진행했으나 김 전 차관을 한 차례도 직접 소환하지 못했다. 김 전 차관을 특수강간 혐의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으나 검찰은 김 전 차관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한편 곽상도 현 자유한국당 의원(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등은 당시 경찰이 김 전 차관 의혹 내사 상황을 청와대에 보고하지 않아 인사 검증에 문제가 생겼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경찰 관계자는 관련 보고를 했으나 청와대에 묵살한 뒤 김 전 차관 임명을 강행했다고 반박했다.
법무부 산하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25일 김 전 차관에 대한 특정범죄가중법 위반(뇌물) 혐의와 곽 의원·이중희 전 민정비서관에 대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등에 대해 신속하고 공정하게 수사할 것을 권고했다.
이세민 당시 충주경찰서장이 지난 2010년 10월1일 '자율책임경영' 워크숍에서 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