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지윤 기자] 아시아나항공이 29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감사보고서 파문으로 시장에 혼란을 가져온 것에 대해 거듭 사과했다. 40분여만에 종료된 주총은 앞서 회계부실 논란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조용하게 치러졌다. 각 의안마다 발언권을 얻은 주주들은 회사 측을 질책하기보다 기업가치 제고와 시장에 대한 신뢰 회복을 주문하는 격려성 발언을 해 눈길을 끌었다.
아시아나항공 김수천 대표이사는 이날 오전 서울 강서구 아시아나항공 본사에서 열린 주주총회 인사말에서 "감사보고서에 대한 외부 감사인의 의견과 관련해 주주 여러분에게 큰 심려를 끼친 점 깊이 사과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이사는 "이는 마일리지 충당금 등에 대한 회계기준 적용상의 차이에서 발생한 것"이라며 "외부 감사인의 의견을 적절히 반영해 재무제표를 수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시적으로는 영업비용이 증가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회계적인 부담과 재무적인 변동성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건실하고 투명한 경영으로 주주와 여러 이해 관계자들이 신뢰를 공고히 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29일 오전 서울 강서구 아시아나항공 본사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한 주주들이 김수천 대표이사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사진/뉴시스
감사보고에서도 정창영 감사위원은 "엄격해진 회계감사로 인해 외부 감사인으로부터 '한정' 의견을 받았다"며 "해당 공시 이후 외부 감사인과 이슈 사항을 협의해 재무제표를 재작성한 결과 적정 의견을 받아 공시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아시아나항공은 제출기한을 하루 넘긴 지난 22일 공개한 감사보고서에서 외부감사인으로부터 감사의견 '한정'을 받아 논란이 됐다. 이 여파로 금호산업도 감사의견 '한정'을 받았고, 주식시장에서 두 회사의 주식은 22일부터 25일까지 매매 정지됐다. 나흘 만인 26일 아시아나항공이 재감사를 통해 '적정' 의견의 감사보고서를 받게 되자 금호산업도 적정 의견이 담긴 감사보고서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했다.
지난 28일에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그룹 회장직에서 전격 사퇴했다. 박 회장은 감사보고서 문제에 대한 책임을 지고 그룹 회장직, 아시아나항공과 금호산업 대표이사직과 등기이사직, 금호고속 사내이사직에서 모두 사임했다.
이날 주주총회는 감사보고서 파문으로 소액 주주들이 적극적인 발언권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차분하게 진행됐다. 주총 안건인 △재무재표 및 연결재무재표 승인의 건 △정관 변경의 건은 이견없이 통과했다. 다만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곽상언 법무법인 인강 대표변호사의 사외이사 선임은 곽 변호사가 일신상의 사유로 후보직을 철회하면서 해당 안건 역시 상정되지 못했다.
사외이사로는 박해춘 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만 선임됐고, 사내이사로는 한창수 아시아나항공 사장과 안병석 아시아나항공 경영관리본부장이 선임됐다. 감사위원은 박 전 이사장과 이형석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선임됐다.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