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31일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 지명을 철회하고,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받아들였다. 다만 청와대는 야당이 요구하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 지명철회나 자진사퇴 가능성에 대해선 "현재로선 없다고 본다"고 선을 그었다.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청와대는 이번 장관 후보자 인선에도 7대 배제 기준을 적용하고 준수했지만, 국민의 눈높이를 맞추는 데 미흡했다"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장관 후보자 지명 철회는 문재인정부 출범 후 처음이다. 조 후보자의 경우 '해적 학술단체'로 꼽히는 인도계 학술단체 오믹스(OMICS) 관련 학회에 참석한 사실이 드러난 게 결정적이라는 설명이다. 윤 수석은 "해외 부실 학회 참석 사실이 사전에 확인됐다면 후보 대상에서 제외됐을 것"이라며 "참석 사실을 본인이 밝히지 않았고, 교육부와 관련 기관의 조사에서도 드러나지 않아 (청와대) 검증에서 걸러낼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최정호 후보자는 자진 사퇴 형식으로 물러났다. 최 후보자는 집 3채를 가진 다주택자로 '부동산 투기' 및 '꼼수 증여' 의혹 등을 받아, 부동산 정책 수장으로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윤 수석은 "청와대는 최 후보자의 입장과 청문회에서 제기된 부동산 관련 문제 등을 무겁게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다만 청와대는 이번 인사 실패로 검증 책임자인 조국 민정수석과 조현옥 인사수석 '책임론'이 제기되는 것에 대해 "그런 논의를 따로 한 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기존 5대 검증 기준이 7대 기준까지 확대됐는데, 이런 부분들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면 다시 검토를 해봐야될 시점"이라며 "부동산 투기 부분이 7대 검증 기준에 포함돼 있지 않은데 이를 포함시킬지 여부를 검토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청와대의 발표에 여야의 반응은 상반됐다. 자유한국당 이양수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소악을 처단하는 척 하며 거악을 보호하려는 것" "꼬리자르기식의 '꼼수' 지명철회와 자진사퇴"라고 평가절하하고 조국·조현옥 수석 경질, 박영선·김연철 장관 후보자 지명철회를 요구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조기에 결단을 내린 대통령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이제 국회는 산적한 현안 처리에 힘을 모아야 한다.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과 민생·개혁 법안 처리 등에 야당이 적극적으로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이 31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 지명 철회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