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2016년 설립된 주스(JUICE)는 음악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는 에듀테크 스타트업이다. JUICE는 'Journey to Ur Imagination, Creativity and Entertainment'의 약자다. 음약 분야에서 창의력, 상상력, 즐거움을 찾는 여행을 함께 하자는 회사 비전이 사명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주스의 서비스 영역은 청음 교육서비스와 네이버 OGQ마켓과 하는 음원 유통·판매로 나뉜다. 핵심은 지난해 12월 론칭한 온라인 청음 교육 서비스인 '청음이지'다. 청음은 쉽게 말하면 음악을 듣고 받아 적는 과정을 의미한다. 음악인을 꿈꾸는 사람의 기초 훈련과정 중 하나로, 리듬이나 멜로디, 하모니 등을 듣고 악보에 받아쓰는 개념이다. 한국·미국·유럽·일본 등 대부분 나라 음악 관련 학과 입학시험에서 청음은 필수과목으로 알려져 있다. 주스는 국내 클래식 음악 청음 서비스 약 380억원, 글로벌 중 스페인 900억원 규모의 시장을 1차 타깃으로 잡았다.
음악 에듀테크 스타트업 '주스'의 온라인 청음서비스 '청음이지' 중. 사진=주스
주스의 청음서비스는 정형화 된 청음 교육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이를 통해 개인 맞춤형 청음 교육이 가능해졌다. 주스의 김준호 대표는 "음악 관련 데이터를 코딩해서 정형화시켰다"며 "천천히 템포만 늦출 수도 있고, 해당 마디만 잘 안 들리면 따로 듣는 게 가능하다. 리듬만 따로 들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기존 국내 음악교육시장에서의 청음 서비스를 보면 음악 콘텐츠가 비정형 데이터로 제공돼 사용자 니즈에 따른 음악 콘텐츠 재생이 불가능했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예컨대 리듬 요소가 부족한 사용자(학습자)를 위해 리듬만 따로 들을 수 있는 기능, 음정 관계 요소가 부족한 사용자(학습자)에게 맞춰 음정 관계만 따로 들을 수 있는 기능 등은 전무했다는 이야기다. 오프라인 교육은 1대 다 교육에서 오는 개인 맞춤형 교육의 부재, 온라인 교육에서는 청음 후 답안 체크만 있을 뿐 티칭(교정 또는 교육)이 어려웠다.
'청음이지'는 사용자 맞춤형 학습이 가능하도록 서비스를 고도화했다. 서비스를 이용하면 리듬이 부족한지 단성이 부족한지 계산을 한다. 해당 학생의 부족한 점을 분석한 뒤 선생님이 제공하는 콘텐츠와 비교해 학생과 선생님을 연결한다. 세부적으로 어떤 음정이 자주 틀리면 복습콘텐츠를 자동 추천하는 기능도 있다. 이를 알고리즘 개발로 구현했다. 김 대표는 "온라인 청음서비스에 온라인 선생님 추천으로 1대1 맞춤형 교육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주스의 또 다른 사업으로 네이버 OGQ마켓과 계약을 맺고 하는 음원 공급 서비스가 있다. 디지털 리소스 마켓인 OGQ마켓에서 주스는 음악을 배우는 학생들의 음악 콘텐츠 등 일반인들의 다양한 음원을 업로드해 판매한다. 주스는 이들의 저자권 관리를 대신한다. 이 음원들은 주로 블로그 배경음악으로 많이 활용되고 있다. 김 대표에 따르면 OGQ마켓의 콘텐츠 중 70~80%를 주스가 공급한다.
주스는 지난해 12월 OGQ로부터 시드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당시 OGQ의 최장원 서비스본부장은 "음악 저작권 콘텐츠 확보와 청음이지의 글로벌 진출을 돕기 위한 전략적 제휴 차원에서 투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편 주스는 김준호 대표와 4명의 개발자 등 9명으로 이뤄졌다. 김 대표는 대학에서 작곡을 전공한 음악인 출신이다. 비수도권에서 학창 시절을 보내 서울 중심이었던 청음교육에 대한 갈증을 느낀 게 창업의 배경이 됐다.
올해 'MWC 2019'에 참가했는데. 반응이 어땠나.
스페인에서 반응이 좋았다. 몇몇 현지 교육기업들과 업무협약을 맺었고, 현재 계약이 진행 중이다. '청음이지'는 웹서비스인데, 스페인 요구사항은 인터넷이 연결돼 있지 않는 가운데서도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요청해서 그렇게 만들고 있다.
특히 해외서 좋았던 건 청음에 대한 이해도가 훨씬 높다는 부분이었다. 국내서 열렸던 거의 대부분의 스타트업 관련 전시회에 갔다. 2016년 창업 후 기술개발에 전력을 쏟아 특허도 냈는데, 반응이 미지근했다. 이력이 특이하고, 아이템이 음악이라 초반 관심은 보이지만 실제 대화를 이어나가다보면 청음이 뭔지 모르고, 왜 필요한지 잘 이해하지 못했다. 이걸 설명하는 게 너무 어려웠다. 음악을 전공하지 않은 심사위원에게 2~3분 안에 설명을 하기가 어려웠다.
외국은 달랐다. 청음이라는 단어를 설명할 필요 없이 다들 알고 있었다. 왜 필요한지도 이해하고 있었다. 서비스를 하기만 하면 됐다. MWC에서 스페인사람들에게 데스파시토(Despacito) 음악을 청음 콘텐츠로 사용했다. 데스파시토는 전 세계 유튜브 조회수 1위 콘텐츠인데, 스페인 사람들이 굉장히 재밌고 잘 만들었다고 호응했다.
국내에서 처음 관심을 많이 받았던 게 2018년 '이러닝코리아' 박람회였다. 에듀테크 관련 기업들이 참가하는데, 교육 관련 기업들이라 우리 서비스가 먹혔다. 산업통상부 장관상을 받고 이를 계기로 코트라에서 관심을 보였다. 코트라가 해외 교육부문 기업들한테 저희 서비스를 소개하면서 업계에서 연락을 많이 받고 있다.
향후 목표는 무엇인가.
서비스 오픈한 지 3개월 됐다. 올해는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판매할 생각이다. 판로는 구축이 많이 돼 있는 편이다. 주스의 비전은 음악인들의 음악활동을 연결해주는 통로가 되는 거다. 음악을 취미로 하는 보통의 사람들도 우리 '청음이지' 서비스를 이용하고, 음악 저작물을 만들면 해당 콘텐츠를 주스가 유통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사람들의 음악활동을 곁에서 도와주고 싶다. 수치 목표로는 2년 안에 연매출 100억원을 달성하는 것이다.
2019 MWC에 참가한 음악 에듀테크 기업 주스. 사진=주스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