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정하 기자] 북한의 대중국 수출이 90%가량 급감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부진할 것으로 분석됐다. 제재로 인해 북한 경제악화가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북한의 남북교류협력 확대 등의 노력이 절실할 것으로 보인다.
자료/대외경제정책연구원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5일 발표한 '2018년 북·중 무역 평가와 2019년 전망'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의 대중 수출은 2억900만달러로 1년 전(16억5000만달러)보다 87.3% 급감했고, 수입은 33억3000만달러에서 22억1800만달러로 33.4% 감소했다.
북한 무역에 대한 유엔 안보리 제재의 유예기간이 대부분 2017년에 종료됨에 따라 2018년부터 제재가 본격적으로 이행되면서 그 결과 2018년 북한의 대중 무역은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고 KIEP는 분석했다.
대중 수출입 품목에 변화도 포착됐다. 수출에는 다양한 임가공품목이 새롭게 등장했으며 수입에서는 식료품이 약진한 반면 자본재 수입은 급감했다. 구체적으로 수출 1위 품목은 '휴대용 시계 무브먼트'였고 수입 1위는 '대두유'였다. 최대 수출 지역은 지린성, 최대 수입 지역은 광둥성이었다.
최장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북한이 제재에 대응해 노동집약적인 임가공 품목을 신규 육성했으나 성과는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며 "소재와 설비 등 자본재 수입제재로 인해 산업 생산이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또 올해 북한의 중국 수출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거나 소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수입은 지난해보다도 소폭 감소할 것으로 봤다. 이는 대중 수출입이 모두 어려운 상황에서 올해 말까지 북한의 해외 파견 노동자들의 귀국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국제연합안전보장이사회결의(UNSCR) 2397호에 따라 북한 노동자의 해외 신규고용이 금지됐으며, 이미 해외에 파견돼 이는 북한 노동자들도 2019년 12월 취업 비자가 만료돼 귀국해야 한다. 북한의 서비스 수지도 악화될 것으로 KIEP는 내다봤다.
제재로 인한 경제악화는 북한의 대남·대외 정책에 부정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남북교류협력확대→비핵화 논의의 진전→북·미 관계 개선'의 선순환 구조 구축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최 부연구위원은 "북한의 대외무역을 중국에 90% 이상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미가 비핵화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제재가 지속되는 경우 대외무역을 포함한 경제협력 전반에 북한의 중국경제 의존도가 커질 개연성이 있다"며 "선순환 구조 구축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정하 기자 lj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