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한국과 카자흐스탄은 22일(현지시간) 올해로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 10주년'을 맞이한 양국 관계를 보다 내실화하고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키기로 합의했다. 중장기 신규 협력 프로그램 '프레시 윈드(Fresh Wind)'를 채택해 협력분야를 통관·인프라·보건의료·관광·중소기업 등으로 다변화하고, 카자흐스탄은 우리수출기업에 신속통관 혜택을 부여하기로 했다.
카자흐스탄을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대통령과 악오르다 대통령궁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우호 및 실질협력 증진 방안, 한반도와 중앙아시아 지역의 평화·번영을 위한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문 대통령은 "카자흐스탄은 신북방정책의 중요한 협력 파트너"라면서 "'신북방정책'과 카자흐스탄이 추진 중인 '카자흐스탄-2050'의 연계를 통해 한반도와 유라시아 대륙의 공동번영을 함께 이루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양국 정상 임석 하에 7건의 조약 및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우리 수출기업에 대한 신속통관 혜택을 부여하는 '수출입안전관리 우수업체 상호인정 약정'과 '수형자 이송 조약'을 비롯해 △신규 경제협력 프로그램(Fresh Wind) △4차 산업혁명 협력 MOU △우주협력 MOU △국제 IT 협력센터 설립 MOU △보건의료 협력 이행계획 등이다. 이외에 순방을 계기로 △자동차 조립공장 설립 MOU △로봇수술기 수출 MOU 등 20여 건의 정부와 민간 MOU가 체결됐다.
문 대통령은 최근 한반도 정세와 우리 정부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정책에 대해 설명하고 카자흐스탄 정부의 변함없는 지지와 성원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토카예프 대통령도 “한국 정부의 한반도 평화 정착 노력을 강력히 지지한다”면서 “북한의 비핵화 및 국제사회로의 관여를 위해 카자흐스탄도 적극 협력하겠다”고 화답했다.
또한 양 정상은 양국 교류를 더욱 활성화하기 위해 수교 30주년이 되는 2022년을 '문화교류의 해'로 지정해 다채로운 문화행사를 추진하기로 했다. 특히 양국 관계의 미래를 이끌어 갈 청년·학생들 간 교류 지원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마치고 1989년부터 30년 간 장기집권하고 지난달 사임한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초대 대통령과 면담한 뒤 친교 만찬을 갖는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카자흐스탄의 비핵화 경험을 공유하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지지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소련의 핵무기가 배치됐었던 카자흐스탄은 지난 1991년 소련의 붕괴이후 세계 4위의 핵보유국이 됐다. 그렇지만 자발적으로 핵을 포기하면서 미국, 영국 등 서방국가들의 경제적 지원을 받았고, 이를 토대로 중앙아시아 최대 경제국으로 성장했다.
카자흐스탄을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 22일(현지시간) 오전 누르술탄 조국수호자비에 헌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