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자유한국당과 여야 4당의 선거제 개편안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대치가 국회의장의 성추행 논란으로까지 번졌다.
자유한국당은 24일 오전 국회 로텐더홀에서 비상 의원총회를 개최한 후 바른미래당 오신환 의원의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사보임 불허를 요구하기 위해 국회의장실을 찾았다. 한국당 의원들은 국회의장실을 점거해 항의 농성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문희상 국회의장이 한국당 임이자 의원에게 성추행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송희경 의원은 당시 상황에 대해 "임 의원이 사보임에 대한 입장표명을 요구하자 문 의장이 임 의원의 복부를 두 손으로 접촉했다"면서 "임 의원이 '이러면 성희롱'이라고 강력 항의하자, 문 의장이 '이렇게 하면 되겠냐'며 임 의원의 얼굴을 두 차례 감싸고 어루만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임 의원은 심각한 정서적 충격을 받아, 국회에 있을 수 없어 병원으로 급히 이동했다"고 덧붙였다.
송 의원은 또 "임 의원이 정당한 대책을 요구했는데도 강제 추행으로 모멸감을 줬다. 여성으로서 심각한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며 "관련 법률을 검토한 뒤 고발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이후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문 의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한국당은 국회의장 사퇴를 촉구하기로 했다"며 "의장으로서 기본적인 자세가 아니다. 의장은 자리에서 물러남이 마땅하다"고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는 "동료의원으로서 상상하기도 어려운, 여성의원 남성의원을 떠나 (임 의원을) 능멸하고 모욕하는 행위가 일어났다"며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 한국당은 임 의원에 대한 추행에 대해 묵과할 수 없음을 말씀드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의장은 한국당 의원들과 충돌 과정에서 충격을 받아 국회 의무실에서 응급처치를 받은 후 인근 병원으로 이동했다. 박수현 국회의장 비서실장은 "문 의장이 굉장히 충격이 심해서 저혈당 쇼크가 왔다"며 "절대적인 안정을 요한다는 의사 소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계성 국회 대변인은 임 의원의 성추행 논란에 "전형적인 자해공갈"이라며 "몸싸움 과정에서 자리를 빠져나가다 서로 신체가 닿았는데 그걸 성추행이라고 소리를 지르니까 의장이 순간적으로 화가 머리 끝까지 나서 '이러면 성추행이냐'며 두 뺨에 손을 댄 것"이라고 말했다.
문희상 국회의장(오른쪽 두번째)이 24일 의장실에 방문한 자유한국당 의원들 사이를 빠져나오는 과정에서 앞을 막아선 임이자 의원(가운데)의 얼굴을 두 손으로 감쌌다. 사진/자유한국당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