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이해욱(51) 대림그룹 회장과 자신의 장남이 지분 100%를 소유한 회사를 통해 호텔 브랜드 수수료를 부당하게 취득한 것과 관련해 이 회장과 관련 법인을 검찰에 각각 고발했다. 이 회장은 이준용 대림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이자 창업주인 고 이재준 회장의 손자로 올해 초 대림그룹 회장직에 취임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 회장이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던 시절 대림산업은 자회사 오라관광(현 글래드호텔앤리조트)을 통해 '에이플러스디(APD)'와 호텔 브랜드 글래드(GLAD)의 사용계약을 맺고 이 과정에서 총 31억원의 브랜드 수수료를 받아 챙긴 것으로 확인됐다. APD는 이 회장과 이 회장 장남인 동훈(18)씨가 각각 55%와 45%의 지분을 소유한 회사다.
김성삼 공정위 기업집단국장은 "대림산업은 지난 2012~2013년 호텔사업을 준비하면서 자체 브랜드인 글래드를 개발하고, 에이플러스디로 하여금 상표권을 등록하게 했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오라관광은 APD와 총 3건의 브랜드 사용거래를 했지만, 실제 어떠한 브랜드마케팅 서비스도 제공받지 못하고 과도한 수수료만 지급해 왔다. 계약에 따르면 APD는 2016년 1월부터 2026년 9월까지 총 253억원의 브랜드 관련 수수료를 받기로 돼 있었다. 호텔브랜드만 보유하고 있을 뿐 운영 노하우가 전무한 APD와 계약을 맺은 것 자체가 과도한 특혜라는 지적이다.
결국 공정위 조사가 시작되자 이 회장과 동훈씨는 작년 7월 대림산업에 무상으로 APD 지분 100%를 양도했다.
김 국장은 "이번 사건은 공정거래법을 적용해 사업 기회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대주주 일가가 사익을 편취한 행위를 처음으로 제재한 사례"라며 "이 회장은 대림산업의 호텔 사업 진출 회의를 정기적으로 주재하면서 사익편취 행위를 지시·관여한 혐의"라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대림산업에 4억300만원, 오라관광에 7억3300만원, 에이플러스디에 1억6900만원의 과징금을 각각 부과하고, 이 회장과 대림산업, 오라관광을 검찰 고발했다.
김성삼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국장이 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이해욱 대림그룹 회장의 사익편취 제재 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