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3일 "이제는 정책이 국민의 삶 속으로 녹아들어가 내 삶이 나아지기 시작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임기 3년차 각오를 다졌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지금까지는 큰 틀을 바꾸고, 새로운 정책을 내놓는 데 중점을 뒀다. 하지만 성과가 뒤따르지 않는다면 소용없는 일"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회의는 청와대 내부 영상으로 생중계됐다. 청와대 전 직원이 실시간으로 볼 수 있도록 해 취임 3년차 국정 목표와 운영 방향을 정확하게 전달케 하기 위함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2년을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라는 국민의 명령을 무겁게 받아들이며 쉼 없이 달려온 시간"이라며 "무너진 나라의 모습을 다시 일으켜 세우고, 민주공화국의 헌법적 가치를 지켜내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회고했다. 또 "변화는 이미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다. 지난 2년 변화를 주저하지 않았다"면서 "혁신적 포용국가와 신한반도 체제를 통해 국민이 성장하는 시대를 반드시 만들어내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정부가 발표한 정책이 현실화될 수 있도록 속도를 내 주기 바란다"며 "국회와 소통을 강화해 입법과 예산의 뒷받침을 받는 노력과 함께, 정부 스스로 보다 적극적인 행정으로 정책 효과가 신속히 나타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또 "정책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참여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책의 수혜자들이나 이해당사자들에 대한 대화와 소통에 더욱 심혈을 기울이고, 국민 눈높이에서 정책 홍보를 강화해야 할 것"이라며 "청와대부터 시작해 모든 공직자들이 정부 출범 당시의 초심과 열정을 지켜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야당을 향해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문 대통령은 "세상은 크게 변하고 있지만 정치권이 과거에 머물러 있어서 매우 안타깝다"며 "촛불 이전의 모습과 이후의 모습이 달라진 것 같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분단을 정치에 이용하는 낡은 이념의 잣대는 그만 버렸으면 한다"면서 "평화라는 인류 보편의 이상, 민족의 염원, 국민의 희망을 실현하는 데 여와 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고 일침했다. 남북관계에 색깔론으 덧씌워 비난해온 자유한국당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대립을 부추기는 정치로는 미래로 나아갈 수 없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없다"면서 "국회가 일하지 않는다면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 될 뿐"이라며 좋은 정치로 경쟁하고, 정책으로 평가받는 품격 있는 정치를 기대했다.
한편 청와대는 이날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 재가동과 여야 5당 대표회동 조기 개최 등을 거듭 촉구했다. 특히 5당 대표회동 성사를 위해 5당 회동 이후 문 대통령과 한국당 황교안 대표 간 일대일 회담 가능성도 열어둔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주재한 영상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