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민선 7기 지방자치단체가 들어선지 어느덧 1년이 다 되어 가고 있다. 남북 평화무드와 제로페이의 시작, 유치원 보육대란 등 굵직굵직한 대형 이슈들이 잇따르면서 지자체 역할이 정부를 앞지르는 등 활기를 더하고 있다. 이른바 ‘지금은 자치시대’이다. 그러나 자치분권화 문제는 아직 답보상태로 지자체의 동력을 떨어트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뉴스토마토>는 서울 자치구 단체장들을 만나 지방분권에 대한 생각과 지역의 현안에 대한 대책을 물었다. 토마토TV 뉴스카페 생방송 ‘토크합니다’에 출연한 인터뷰한 내용을 토대로 지면 기사에 옮겼다(편집자주).
유덕렬 동대문구청장이 15일 합정동 토마토TV ‘김선영의 뉴스카페’에 출연해 구정 운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최근 분당선이 청량리역으로 연장됐다. 청량리역 일대 개발 청사진을 제시해달라.
청량리는 동대문 중심이고 서울 동북 권역 교통 관문이다. 20년 전부터 역 주변의 혐오시설을 (철거하고) 개발하는 사업을 추진해 작년 시공을 시작했다. 앞으로 3년 정도 후 완공하게 된다. 588 일대에 65층짜리 주상복합 건물이 4동 정도 들어오고, 42층 호텔이 세워진다. 동부청과에는 52층 건물 4동이 조성된다.
특히 청량리역은 경춘선, 경강선, 강남으로 이어지는 전철역으로서 앞으로 GTX C노선이 깔리고 강북 순환선이라고 하는 청량리~목동 지하철, 면목선도 들어서 일대가 완전히 교통 중심이 된다. 앞으로 상업과 문화 중심으로 만들어가고자 한다. 청량리가 서울의 균형 발전의 한 축이 될 것으로 상당히 많은 분이 기대한다.
동대문구는 문화유산으로까지 볼 수 있는 전통시장이 매우 발달돼 있다. 그러나 시설노후 등으로 안전이 우려된다.
전통시장이 시설이 노후하고 대형 마켓에 밀려 상당히 어렵다. 시장이 19군데인데 4, 5개 정도는 영업이 잘 안되고 나머지는 그런데로 잘 되는 편이다. 30년에서 40년된 곳들이고 오래되면 50년도 있다. 전체적으로 뜯어고치기 쉽지 않아 현재 시설 유지하면서 하나하나 현대화하고 있다.
가장 문제는 주차장이다. 주차장 시설을 조금씩 해왔는데, 이번에는 그동안 못한 대형 단위의 개선을 준비하는 단계다. 비가리개 등 시설을 설치하고, 동선과 동선 연결해 쇼핑하는데 어려움 없도록 시설 개선 해나가는 과정이다. 7개년 정도 계획 잡아 진행하고 있으며, 지금 반 정도했다. 나머지는 3, 4년 정도 지나면 대체로 마무리된다.
동대문구 시장은 3차례 정도 화재 발생했지만 대체로 초기 진화됐다. 그렇지 않은 곳도 시설이 불연재기 때문에 나름대로 큰 어려움 없이 지나갔다. 요즘은 화재 적극 대비해 필요한 그런 시설을 잘 갖췄지만, 앞으로 더더욱 책임있게 조치하겠다.
전통시장에 젊은 사람이 안 오는데, 청년 이슈에서 일자리가 대세라는 점에 착안해 2가지를 접목했다. 전통시장도 젊은 사람이 와서 활동하면 일자리도 되고, 젊은 사람을 유치할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청년 몰을 조성해 청년이 찾아오도록 하고, 부대시설과 문화시설을 세웠다. 아이를 임시로 맡기는 시설도 있다. 아직 크게 성과가 있진 않지만 3년 동안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동대문구의 보육 및 교육 경쟁력 강화 방안은 무엇인가.
출산율이 세계에서 최저일 정도로 아이 안 낳는 이유는 교육시키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이 키우고 교육하는데 신경쓰고 있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재정자립도가 14번째이지만 아이 키우는 보육은 지난해 5번째로 많은 예산을 지원했으며, 초중고 교육은 2번째로 많았다. 동대문구가 아이 키우기, 공부시키기 좋은 동네가 되도록 적극적으로 정책 피고 있다.
참고로 서울 인문계고 202개인데 4년제 대학 진학률을 보면 동대문구에 있는 동대부고와 휘경여고가 각각 1위와 6위였다.
더 실질적인 지방자치·분권을 위해 지자체와 정부가 해야 할 일을 무엇인가.
그게 절대절명으로 필요하다. 헌법은 87년도 전두환 대통령 당시 만들어졌다. 현 지자체 직위를 중앙에서 다 임명할 때 만들어진 헌법 체계다. 빨리 지자체 분권 헌법이 만들어져야한다. 국민이 낸 세금 중 지자체로 내려오는 세금은 20%고 전체가 중앙정부로 올라간다. 중앙이 권한이 많은 건 그만큼 짐이 많다는 것이다. 일할 수 있는 만큼 권한 배분하고, 잘못하면 책임 같이 물어야 한다.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재정 60%를 중앙, 40%를 지방에 배분한다고 공약했다. 권력 배분 같은 가장 어려운 문제는 못하더라도 합의된 지방분권은 원포인트 개헌이라도 빨리 해서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현하고, 주민에게 맞는 적당한 행정행위를 시장이나 군수, 구청장, 시도지사가 가져야 한다. 중앙은 외교, 안보, 국밥, 환경 등 큰일 하시고 나머지 주민과 관련된 건 맡겨라.
공약 중 청년센터 설치 등 청년 일자리 진척 상황은 어떻게 돼가고 있나
요즘 우리 청년들이 많이 힘들다. 경제상황이 어렵다 보니 취업이 생각처럼 잘 되지 않는다. 이처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년들에게 조금이나마 지원을 하고자 청년들만을 위한 공간을 만들려고 한다.
바로 ‘청년공간’이다. 청량리역 광장에 지상 2층, 총면적 100평 정도 규모로 조성을 추진 중인데, 이곳에 휴게공간, 공유부엌, 코워킹 스페이스 회의실 등이 들어선다. 기존에 청량리역 광장에 있던 작은도서관도 청년공간 내로 들어가게 된다.
이 ‘청년공간’ 조성을 위해 현재 한국철도시설공단에 국유재산 사용허가 신청을 해 놓은 상태고, 4월부터는 청년공간 설계를 위한 관계자 회의도 실시할 예정이다. 5월부터 공사에 들어가 12월에는 완공을 하고 내년 1월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서울시립대와 협력해 창업보육센터도 만들려고 추진 중이다. 센터를 중심으로 청년들의 창업을 지원하는 등 청년들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생각이다.
4선 하시는 동안 가장 대표적인 성과 한두 가지와 남은 임기 동안 최우선 과제를 말씀해달라.
226명 자치단체장 주 4선은 5,6명이고 서울에는 3명이 있다. 구민이 더 잘하라고 뽑아준 듯하다. 동대문구의 도시기능을 강화하기 위해서 생활환경 개선을 비롯한 지역 인프라 보강과 확충에 힘써 왔다.
민선 5기부터 추진해 온 ‘동대문형 복지공동체 보듬누리사업’에 지난해에도 1300여명의 직원과 1400여 명의 희망복지위원, 160여개의 민간단체가 적극 참여해 지역의 복지사각지대를 해소해 왔다. 아울러 유관기관과 협력해 생명존중 문화를 확산시키는 등 다양한 노력을 지속해 구 자살률을 크게 낮췄다. 이런 노력의 결과, 서울시 자치구 가운데 자살 사망자 수 순위가 2009~2016년 평균 4위에서 2017년 22위로 뚝 떨어졌다.
또한, 오랜 기간 구민들의 숙원사업이었던 청량리4구역과 동부청과시장 일대 재개발이 지난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와 함께 청량리 종합시장과 답십리·장안동 자동차 부품상가, 제기동 67번지 일대가 도시재생사업 활성화지역으로 선정돼 단계적으로 사업이 추진되는 등 도시기능 회복을 위한 지역의 성장 동력도 마련했다.
이러한 일련의 정책과 사업들을 성실히 지원해 우리 동대문구를 서울 동북부 최첨단 복합도시, 서울 동북부의 중심도시로 발전시켜 나가는 게 남은 임기 동안의 제 소임이 아닐까 생각한다. 주민과 어긋나지 않고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열심히 하겠다.
유덕열 동대문구청장은 누구인가
유덕열 동대문구청장. 사진/동대문구
유덕열 동대문구청장은 민선 2기와 5·6·7기 동대문구청장이다. 전남 나주에서 1954년 7월 출생해 부산 동아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다. 민주화 운동으로 인해 학사 학위를 받기까지 12년이 걸렸으며, 이후 경희대에서 법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79년 10·17 부마항쟁 당시 동아대 시위를 주도했던 유 구청장은 수배령을 받고 도피 생활을 하다가삼청교육대 등에서 모진 고문을 당했다. 민주화추진협의회 선전부장을 맡다가 국회의원 보좌관을 시작으로 정치에 뛰어들었으며 민선 1기에는 서울시의회 의원으로 본격적인 정치인이 됐다. 3기와 4기 기간에는 민주당 중앙 당직을 거쳤고 5기부터 구청장직을 놓지 않고 있다.
'청렴'을 기치로 내세우는 것으로 유명하다. 가장 최근 저서인 '친절한 구청장 유덕열의 약속' 출판기념회 때는 직원에게 참석하지 말라고 하기도 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