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서울 마지막 달동네'인 노원구 백사마을의 재개발 계획이 10년을 끈 끝에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의 '문턱'을 넘었다. 주민의 요구였던 최고 20층 높이를 일부 유지함에 따라, 사업 진행이 탄력을 받게 됐다.
서울시는 15일 열린 올해 제7차 도계위에서 '노원구 중계본동 주택재개발 정비구역 및 정비계획 변경, 경관심의(안)'을 수정가결했다고 16일 밝혔다. 중계본동 30-3 일대 면적 18만6965㎡ 대상지에 분양 주택 2000세대, 임대주택 698세대 등 총 2698세대가 들어선다.
백사마을 재개발 대상지 위치도. 이미지/서울시
이번 가결안의 핵심은 분양 주택의 최고 층수 20층을 일부 유지했다는 점이다. 3개동의 최고 층수를 20층으로 유지하고, 고지대에 있는 나머지 4개동의 높이를 소폭 낮추는 조건으로 통과됐다.
당초 사업시행자인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와 지역 주민 등은 아파트 높이를 최고 20층 7개동, 나머지 평균 12층으로 설정해 계획을 제출했지만, 지난달 17일 개최된 제6차 도계위는 주변 경관을 위해 층수를 낮추라는 지침을 내놓은 바 있다. 당시 도계위의 대안은 최고 15층에 평균 12층, 최고 12층에 평균 7층 등 2가지였다. 황진숙 '중계본동주택재개발사업 주민대표회의' 위원장은 "주민 원하는데로 잘 통과됐다"며 "4개동에서 낮아지는 층수는 평균 내외 주택을 조금 높여 보충하면 된다"고 말했다.
또 백사마을에 세워지는 임대주택은 전국 최초의 주거지보전사업 대상이다. 주거지보전사업은 재개발구역에서 기존 마을의 지형, 터, 골목길 및 생활상 등 해당 주거지의 특성 보전과 마을 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건축물의 개량 및 건설 등의 사항을 포함해 임대주택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백사마을은 지난 1960년대 후반 서울 용산, 청계천, 안암동의 철거민들이 모여 형성한 마을로 오랜 세월 동안 재개발 정책이 표류한 곳이기도 하다. 지난 2008년 1월 개발제한구역에서 해제되고, 서울시가 2009년 정비구역으로 지정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사업시행자로 참여했다. 하지만 주거지 보전사업으로 인한 사업성 저하 논란 끝에 LH가 2016년 시행자 자격을 포기하고 SH공사가 맡는다. 이후로도 지난해 4월 이후에만 6차례의 상정을 거쳐서야 도계위를 통과할 수 있었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노후화가 심각해 거주민의 안전사고가 우려되는 만큼 서울시 건축위원회 심의를 통과해 사업을 조속히 추진하도록 서울시, SH공사 등과 적극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19일 서울 노원구 '백사마을' 모습. 사진/신태현 기자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