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영향 분석 결과에 대해 전문가들은 엇갈린 반응을 내놨다. 최저임금 인상이 실제 고용에 미치는 효과가 크지 않고 오히려 긍정적이라는 입장이 있는 반면 임금인상에 따른 임금격차 해소는 당연한 결과이며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고용 감소 효과가 큰 만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전병유 한신대학교 사회혁신경영대학원 교수가 2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고용노동부 주최로 열린 '최저임금 영향 분석 토론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노용진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이지만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전 교수, 윤동열 건국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김종진 노동사회연구소 부소장, 최배근 건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사진/뉴시스
21일 고용노동부는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20층 프레스클럽)에서 '최저임금 영향 분석 토론회'를 개최했다.
도·소매업과 음식·숙박업 등에서 고용 감소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제이론적으로 최저임금 인상이 저임금 일자리를 축소시키는 것은 상식적으로 예상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반대로 저임금을 받는 임금 노동의 수요를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다"며 "업종별로 충격의 정도에 따라 상이할 수 있지만 최저임금 인상 효과가 고용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고 오히려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 교수는 "지금 일자리 상황이 악화되는 핵심적 요인은 제조업 충격인데 제조업 생태계가 정체돼 있는 상황에서 최저임금 인상 속도를 높이면 저부가가치 사업장 등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면서 "산업생태계 활력과 함께 사회보장을 강화시키는 부분으로 시야를 넓혀 최저임금 인상 영향을 살펴봐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종진 노동사회연구소 부소장은 "이미 음식숙박업은 10~20년 전에도 어려웠는데 최저임금을 더 인상했다고 해서 고용 감소가 나타났다고 과잉해석 하면 안된다"며 "이들 업종이 최저임금과 관계없이 열악한 상황이었다는 구조적 문제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김 부소장은 "저임금 노동자 비율 줄어든 것은 최저임금의 사회적 효과와 역할을 분명히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수십년간 기업이 국가 정부로부터 받아간 투자 유치, 법인세 감면 등 경제적 혜택은 이야기 하지 않고 최저임금 문제만을 가지고 과잉해석 하는 것은 제고해야 한다. 일자리 문제에 어떻게 작동했는가는 정부의 산업정책이나 기업의 정책을 명확히 따져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윤동열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실제 최저임금 인상이 불평등 개선에 대한 노력의 일환으로 진행된다는 부분에는 동의하지만 통계를 토대로 보면 양적 측면에서 공공부문 등의 고용은 상승했지만 대신 민간 부분의 고용 상승 효과가 있었는지는 의문"이라며 "질적 측면에서도 고용이 돼 있는 상태의 고용자는 최저임금의 혜택을 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혜택을 보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윤 교수는 "중소기업의 경우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수혜를 받아야 하지만 원청에 대한 단가에 대한 결정권이 없기 때문에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며 "이는 중소기업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정부에서 지원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또 "대기업과 중소기업 상생의 목소리를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상생 체계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며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영향이 업종이나 기업규모별로 다르기 때문에 상세하게 봐야 하며 최저임금을 결정할 때 경제성장률을 함께 고려하는 수준이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지만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임금 인상에 따른 저근로자의 임금 상승은 당연한 수순임에도 문제는 10분위에 속하는 고임금 노동자들의 임금이 줄어드는 ‘임금 압착’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며 "이번 조사에서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편익적 부분이 강조됐지만 비용적 부분은 제대로 연구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비용적 측면에서 세분화하면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기업의 노동분배율 악화, 인건비 증가 등 요인 등은 고용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이라며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기업의 인건비 비중 증가, 기업 경쟁력 약화 문제에 관해서 향후 더 포괄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