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정부가 가정에 파견하는 아이돌보미가 지난 21일 정부서울청사 후문에서 구호를 외쳤습니다. 이유는 박봉입니다.
아이돌보미는 주로 맞벌이 가정에서 하루 종일 아이를 봐주는데요. 시급이 8400원 밖에 안됩니다. 최저시급보다 50원 더 많습니다. 게다가 이들은 원래 열악하던 처우가 갈수록 더 나빠진다고 한탄했습니다. 근속 경력수당이 작년에 없어지고, 토요일 활동수당이 150%에서 100%로 줄어들었습니다.
보수교육은 무급이고, 교통비를 받지 못하며 부모님이 돌아가셔도 결근으로 처리됩니다. 함부로 결근했다가 주 15시간을 채우지 못하면 주휴수당을 받지 못하고, 월 60시간을 채우지 못하면 연차수당을 받지 못합니다.
<배민주 공공연대노조 아이돌봄분과 사무국장 : "교통비를 주던 것을 빼앗아갔습니다. 2013년 9월부터 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인센티브 수당 마저도 100% 삭감했습니다">
그래서 아이돌보미들은 교통비와 경력수당 지급, 경조사휴가 보장을 외치며 자신들을 파견한 여성가족부에 처우개선을 요구했습니다.
휴게시간도 뜨거운 이슈입니다. 근로자가 아니었던 아이돌보미가 근로자로 인정받게 되면서 4시간에 30분, 8시간에 1시간을 의무적으로 쉬어야 하게 됐습니다.
이 의무는 지켜도 문제 안지켜도 문제입니다. 휴게시간 없이 일하면 법을 어기게되고, 휴게시간을 가지는건 현실성이 없습니다. 남의 가정에서 일하는 아이돌보미들이 30분 동안 쉬기 위해 갈 곳이 없기 때문입니다. 또, 쉰다고 아이를 방치해둘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그래서 여가부 산하 센터는 아이돌보미를 점심 30분 앞뒤로 1명씩 채용했습니다. 돌보미를 많이 채용한 센터에 인센티브를 주고, 평가도 좋게 주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소득이 반으로 줄어들게 된 아이돌보미는 탁상공론이라며 반발이 심했습니다.
<권현숙 아이돌봄분과 위원장 : "한 집에 들어가서 8시간 일할 수 있는 거를, 정작 우리는 가져가는 돈은 적어지는 거에요.">
현재 여가부는 처우개선은 법에 따라 할만큼 하고 있다고 반박합니다. 근로자로 전환하면서 없앤 수당도 있고, 다른 비슷한 노동자와의 형평성을 위해서 없앤 수당도 있다는 겁니다. 그나마 휴게시간에 대해서는 법률에 예외조항을 두는 걸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태도가 확실하지는 않습니다.
'탁상 휴게시간'을 철회하고, 처우 개선하라는 아이돌보미 주장과, 법 대로 했을 뿐이라는 여가부 주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습니다. 실질적인 노동조건 개선을 위해 하루 빨리 지혜를 모아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뉴스토마토 신태현입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