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 '나비효과', 기업들 생산성 향상·임금구조 개편

노동자 임금 상승 '뚜렷'…도소매·음식숙박 고용 줄여 '부작용'

입력 : 2019-05-21 오후 6:17:54
[뉴스토마토 김하늬 기자] 큰 폭의 최저임금 인상으로 경제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이 클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최저임금 인상은 한국사회 불평등을 해소하는데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간 객관적인 분석 자료가 없어 최저임금 효과와 관련해 여러 논란이 있었지만 임금격차 개선이 공식적으로 확인된 셈이다. 특히 저임금 노동자가 줄어들었고, 임금 상승폭이 확대돼 노동자의 질 개선이 상당부분 이뤄졌다.
 
 
21일 고용노동부가 주최한 '최저임금 영향 분석 토론회'에서는 작년 최저임금 인상이 16.4% 오르면서 저임금 근로자의 임금이 상당히 개선됐음이 확인됐다. 이날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2018년 최저임금 인상 이후 임금분포의 변화'를 보면 하위 임금 근로자의 임금증가율이 다른 분위보다 높았기 때문이다. 작년 6월 기준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에 따르면 하위 임금분위(1~3)의 시간당 임금과 월평균임금 증가율이 예전보다 큰 폭 증가했다.
 
결과적으로 중위임금의 3분의2를 말하는 저임금노동자 비중이 19.0%로 조사시작 이후 처음으로 20% 아래로 떨어졌다. 저임금노동자 비중은 201324.7%, 201423.7%, 201523.5%, 2016~201722.3%로 아주 미미한 수준으로 감소해 왔는데 작년에 크게 하락한 것이다.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기업들의 대응이 긍정적인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일부 기업들은 생산성을 높이고 임금구조를 바꾸는 식으로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했다. 반면 도소매업, 음식숙박업 등에서는 사업주가 고용을 줄이는 뱡향으로 대응하는 부정적인 면도 나타났다. 인건비 부담을 근로시간 단축과 고용 감축으로 맞선 것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최저임금 인상의 양극화 해소 효과는 살리면서 취약 업종의 부담을 줄이는 정부 정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 노용진 서울과기대 경영학과 교수가 도소매업, 공단 내 중소제조업, 음식숙박업, 자동차 부품 제조업 사업체의 사업주와 근로자 심층면접을 실시했는데 업체들은 노동시간 단축, 고용감축, 상여금의 기본급화 등 임금구조 개편, 생산성 향상 및 경영개선을 통해 최저임금 인상에 대응하고 있었다.
 
특히 경영의 혁신이나 사업영역의 확대로 매출 증대를 꾀하는 기업들도 있었다. 예컨대 자동차부품 제조업은 임금구조를 단순화 시키는 방식을 택했다. 상여금의 기본급화, 근로시간 단축으로 최저임금 인상의 부담을 흡수함으로써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 한 것이다. 또 이들 기업에서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전반적 근로자의 임금소득이 늘어나는 상황도 발생했다.
 
반면 도소매업과 음식숙박업 등 일부 취약 업종의 고용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파악됐다. 아무래도 저임금 근로자 비중이 높고, 기계화를 통한 노동생산성 향상이 어려운 서비스업종이기 때문이다. 다수의 업체들에서 고용 감소가 발견됐고 근로시간은 줄었다.
 
하지만 이들 업종이 '최저임금' 영향만으로 고용을 줄인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많다. 노용진 교수는 "음식숙박업은 경기상황이 좋지 않아 최저임금 영향이 더 크게 나타났다""기업 규모가 적을수록 영향이 컸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최저임금은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해결할 굉장히 중요한 문제로 두 해에 걸친 최저임금인상으로 부담이 높은 기업이 많겠지만 업종마다 생산성과 경영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으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병유 한신대 사회혁신경영대학원 교수도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노동시간 단축, 저임금 노동자 임금향상, 임금체계 단순화의 효과가 보인다""다만 취약업종에서 돌파구를 찾는 모습이 보이지 않아 정부로서는 맞춤형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노동생산성 제고가 제한적인 도소매·음식숙박업은 다양한 판로 확대 지원과 온라인 마케팅의 영업능력을 강화할 수 있게 지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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