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낫지 않는 다래끼, 악성 눈꺼풀 종양일수도

망막모세포종·맥락막흑색종 등…흔한 눈 다래끼와 혼동 쉬워

입력 : 2019-06-11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우리나라 국민 3명 중 1명은 암에 걸리고, 암에 걸린 3명 중 2명은 5년 이상 생존한다. 암이 사망 선고로 여겨졌던 예전과 달리, 조기 발견과 적절한 치료를 통해 암 발생 이후에도 삶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는 의미다. 발생률이 높고 잘 알려져 있는 폐암, 위암 등이 가장 위협적인 암이지만 신체의 아주 작은 부분만을 차지하고 있는 우리 눈에도 암이 발생할 수 있다.
 
눈에 발생하는 암인 안 종양은 희소암으로 분류된다. 안구 자체에 발생하거나 눈꺼풀과 안구 주변 조직에 발생하는 종양으로 망막모세포종과 맥락막흑색종, 바닥세포암, 눈물샘 종양 등 여러 종류의 암을 통틀어서 일컫는다. 안 종양은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데다 눈꺼풀에 발생하는 안 종양의 경우 다래끼, 눈꺼풀 염증 등 일상생활 질환으로 오인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조심해야 한다.
 
다래끼는 눈물의 증발을 막는 성분을 생성하고 배출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눈꺼풀의 분비샘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세균 감염 외에도 눈물의 증발을 막아주는 기름 성분을 만들고 배출하는 역할을 하는 분비샘이 막히면 배출이 지연되면서 기름 성분이 쌓이고, 분비샘에 염증 막히면서 발생하기도 한다.
 
눈꺼풀은 일상생활에서 오염물질이 묻기 쉽고 손으로 자주 만지기 때문에 다래끼는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은 발생할만큼 흔한 질환으로 꼽힌다. 대부분의 다래끼는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좋아지며, 연고를 바르는 등 간단한 치료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다래끼가 같은 부위에 계속 발생하거나 쉽게 낫지 않는다면 피지샘암 등 악성 눈꺼풀 종양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 보단 조직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다.
 
눈꺼풀 주위에 난 점의 경우도 안 종양일 수 있기 때문에 잘 살펴봐야 한다. 점이 시간이 갈수록 크기가 커지거나 색과 모양 등이 달라지는 경우 또는 중심 부위가 파이는 경우, 피부가 헐고 피가 나는 경우 악성 종양을 의심해야 하므로 안과 진료 후 조직 검사가 필요하다.
 
안 종양의 치료는 수술을 우선적으로 시행한다. 조기에 발견해 눈꺼풀에 국한되는 경우는 수술만으로 치료가 되지만 눈꺼풀 외에 다른 부위로 가는 경우는 예후가 좋지 않은 경우도 있다. 그 외에 수술을 통해 완벽히 암세포 제거가 어려운 경우 방사선 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
 
장재우 건양의대 김안과병원 부원장은 "눈꺼풀에도 암이 발생한다는 사실이 많이 알려져 있지 않고, 눈꺼풀 종양 역시 조기 발견이 중요하므로 정기적으로 안과 검진을 받는 것이 최우선이지만 일상생활에서도 자주 눈 주위를 관찰해 이상이 생기지 않았는지 살펴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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