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국내 제약업계가 자회사 희비에 울고웃고 있다. 진행 사업 호조에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지속된 적자나 부정적 이슈에 타격을 입는 등 엇갈린 모습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인보사 사태로 사상 초유의 위기를 맞은 코오롱생명과학 외 종근당, 보령제약 등 국내 주요 제약사들은 각 자회사별 상황에 상반된 분위기를 보내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최근 불거진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 사태와 관련된 자회사 코오롱티슈진과 동반 하락을 이어가고 있다. 코오롱티슈진은 인보사의 개발을 담당했던 코오롱생명과학의 미국 자회사다.
코오롱티슈진은 인보사 성공 기대감과 함께 지난 2017년 11월 국내 증시에 입성하며 코오롱생명과학의 주가를 이끌었지만, 인보사 사태 이후 모기업 주가가 4분의1 이하로 떨어지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인보사 자체가 코오롱생명과학 매출에 차지하는 비중은 적지만 환자 보상과 관련 기존 계약 취소, 기업 이미지 실추 등 인보사로 인한 타격은 가늠이 어려운 수준이다.
종근당과 보령제약은 자회사 활약에 활짝 웃은 경우다. 종근당의 지주사 종근당홀딩스는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펼치는 자회사 종근당건강의 실적 호조에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종근당건강의 프로바이오틱스 브랜드 락토핏 매출이 급증한 탓이다.
지난해 900억원 수준의 매출을 기록한 락토핏은 올 1분기에만 450억원에 가까운 매출을 기록하며 실적 기록을 갈아치운 상태다. 이에 종근당 홀딩스의 1분기 매출 역시 1673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급증했다. 증권업계는 올해 종근당건강의 유산균 제품 매출이 20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보령제약은 항암제 개발에 특화된 바이젠셀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해 임상 2상에 돌입해 오는 2022년 조건부 허가를 통한 출시를 노리고 있는 혈액암 치료제 'VT-EBV-201'에 대한 기대감에 보유 지분 가치가 상승 중이기 때문이다. 1분기 기준 보령제약의 바이젠셀 지분율은 37.9%다. 최근 2년 새 바이젠셀의 회사 가치 평가가 4배 이상 증가한 만큼 보령제약 역시 반사이익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호흡이 길고 상대적으로 매출 규모가 영세한 제약산업의 경우 건기식이나 미용, 바이오의약품 등 연관 사업을 영위하는 자회사의 실적이 모기업 매출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은 데다, 안정적 캐시카우 확보를 통해 신약개발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자회사의 상황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강석연 식품의약품안전처 바이오생약국장이 지난달 28일 코오롱생명과학의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의 품목허가를 취소한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