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시장도 ‘양극화’(?).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국내 기업들이 앞다퉈 M&A(인수.합병) 의지를 밝히면서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지만, 일부 매물에 대해서는 주저하는 모습이 역력해 눈길을 끌고 있다.
당장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포스코, GS에 이어 한화그룹이 17일 인수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데다가 현대중공업, 두산그룹도 눈독을 들이는 상황이어서 향후 대우조선해양을 둘러싼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인수의사를 밝힌 기업이 늘면서 대우조선해양의 몸값도 천정부지로 치닫고 있는데, 인수가가 10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또 다른 ‘빅매물’로 평가되면서 이르면 올 하반기 중 M&A 시장에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하이닉스반도체의 경우엔 인수후보군으로 예상됐던 기업들의 사이에서 아직까지 이렇다할 조짐이 포착되지 않고 있다.
그나마 하이닉스의 잠재적 인수 후보로 예상됐던 일부 기업들의 경우에도 대우조선해양과 현대건설에 인수.합병의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 모습이며, 타 후보 기업들도 현재의 상황이 녹록치 않은 모습을 내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시장 전문가들은 “하이닉스 채권단 지분의 단기 매각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하고 있다. 매각이 지연될 소지가 있다는 설명이다.
서원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업체 중 (하이닉스)인수가능 후보 기업들은 인수 애로사항이 크다”며 “국내 인수 후보 업체들의 (인수.합병을 위한 채권단 지분의)단기 매입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서 연구원은 당장 시너지 효과와 과거 하이닉스에 합병된 LG반도체를 운영한 경험으로 미러볼 때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로 예상됐던 LG그룹의 경우 “LG디스플레이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하이닉스의 인수결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 연구원은 또 현대중공업의 경우 “자금력은 풍부하지만 현대건설의 인수가 우선인 만큼 현대건설이 마무리된 이후에야 하이닉스에 관심을 돌릴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 연구원은 특히 해외업체의 하이닉스 인수에 대해서도 “첨단 IT기술의 특성상, 국내 기술의 해외유출을 우려하는 ‘산업기술보호법’을 넘어서서 채권단이 매각을 진행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의 하이닉스 인수 여부도 메모리 반도체의 국제적 독과점 문제 유발로, 그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또한 하이닉스의 경우 업종 특성상 대규모의 투자가 수반돼야 하고 가격 경쟁력이 치열한 시장 상황임을 감안할 때, 향후 하이닉스 채권단의 '원매자' 찾기에 적잖은 고민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