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국회 정상화를 위한 여야 원내교섭단체 3당의 협상이 16일 또 불발됐다. 자유한국당이 추경심사의 전제조건으로 '경제청문회' 소집을 요구했고, 이를 더불어민주당이 거부하면서다.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4당의 6월 국회소집이 17일 본격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이날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송구스럽게도 오늘 협상은 결렬됐다"고 밝혔다. 추가 협상이 있을지에 대해서도 "오늘은 안 되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만나고 왔고,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만나지 못하고 통화를 했다"면서 "여전히 서로 입장을 양보하지 않아 어려움이 있다. 답답하다"라고 토로했다.
오 원내대표는 단독국회 소집 여부에 대해 "내일 예정대로 하겠다"면서 오후 2시 의원총회를 예고했다. 이어 "그 전에 합의되면 되는 대로 보고하고 아니면 안 되는 대로 단독소집을 위해 의총을 소집한다"면서 "지난 금요일에 이미 각 의원실에 공문을 보냈다. 우리 입장은 바뀐 게 없다"고 답했다.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이 이미 한국당을 제외한 국회 소집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바른미래당까지 소집으로 기울면서, 국회 개원은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국당이 끝까지 국회를 보이콧할 경우 정상운영은 불가능하다.
한편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대국민호소문을 통해 정부여당에 추경심사 전 '경제청문회' 개최를 요구했다.
그는 "(여당은) 추경이 안 돼 경기가 어려운 것처럼 왜곡하고 있다. 하지만 추경을 통과시키는 것은 국회의 국민 대표로서 직무를 유기하는 것"이라면서 "정부의 말대로 (경제위기가) 대외여건 때문인지 아니면 소득주도성장이나 다른 정책 문제 때문인지 알아야 그에 맞는 처방을 내놓을 수 있다"며 선 경제청문회, 후 추경심사 방침을 밝혔다.
반면 민주당은 "국회를 무한정 공전시키며 추경을 무작정 반대하고 막아서는 행위야말로 경제 위기의 또 다른 한축이 될 것"이라며 "책임지는 제1야당이라면 최소한 경제와 민생을 막아서지는 말아야 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재정 대변인은 논평에서 "경기 부양을 위한 선제적 대응이 시급하다. OECD와 IMF도 지금의 추경안보다 더욱 확장된 추경을 권고했을 정도"라면서 "원인과 진단, 처방은 나와 있다"며 경제청문회 요구를 일축했다.
이어 "한국당은 '정권추경'이라 힐난하며 추경집행의 시급성을 외면하고 있는데, 정작 20대 총선을 앞둔 2015년 당시 현재 추경규모의 두 배에 가까운 11조 6000억원의 추경이 집행됐다"면서 "경기하방 리스크를 목전에 두고 정쟁은 무의미하다"고 꼬집었다.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회정상화 여야협상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