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외계층 줄일 것" vs "거대기업의 권력 독점"

암호화폐 '리브라' 출시하는 페이스북 놓고 평가 엇갈려
오는 7월16일 미국 상원 리브라 공청회 개최 예정

입력 : 2019-06-20 오후 12:44:45
[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페이스북이 암호화폐 결제사업을 본격화하는 가운데, 이를 둘러싼 업계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페이스북은 18일(현지시간) 암호화폐 '리브라(Libra)' 관련 백서(White)를 공개했다. 백서는 스테이블코인 형태의 리브라 발행, 자회사 '칼리브라(Calibra)' 신설, 프로젝트 관리·감독을 위한 독립기관으로 '리브라협회' 설립 등의 내용을 담았다. 리브라협회에는 비자와 마스터카드, 우버, 페이팔, 이베이 등 금융 및 IT기업 28곳이 참여하며, 페이스북은 내년 리브라 공식 발행 전까지 100여곳 이상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페이스북의 암호화폐 결제사업 진출과 관련 금융서비스의 대중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의견과 거대기업의 시장독점에 대한 우려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먼저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주커버그는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에서 "현재 은행 계좌가 없는 10억명의 인구가 스마트폰은 보유하고 있다"며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리브라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전 세계에는 은행 계좌가 없는 금융소외계층이 20억명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블록체인업계에서는 은행 같은 중앙통제 기관 없는 탈중앙화 방식의 암호화폐가 금융의 대중화에 기여할 수 있는 기술로 평가하고 있다.
 
미국 증권방송 CNBC의 '매드 머니(mad money)' 진행자 짐 크레이머(Jim Cramer) 또한  "은행 서비스를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은 고액의 수수료가 부과되는 '수표 현금화(Check cashing)'에 의존한다. 리브라는 은행을 이용할 수 없는 전 세계 사람들에게 환영받는 도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페이스북의 리브라는 통화불안국에서 자국 통화의 대안으로 떠오를 수 있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더했다.
 
반면 리브라가 페이스북이 거대독점 지위를 강화하는 수단이 될 것이라는 우려 섞인 시각도 있다. 대만 스마트폰 제조사 HTC의 탈중앙화 사업부 총괄 필 처(Phil Che)는 "페이스북의 리브라 프로젝트는 최근 불거진 고객 개인정보 관리 소홀 문제보다 훨씬 위험한 권력 장악"이라며 "리브라는 페이스북이 고객들의 금융 정보에 훨씬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돕는 도구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거래 정보를 넘어 고객의 재산과 자본에 직접 접근할 수도 있다. 이는 그들이 고안해 낸 가장 침략적이고 위험한 형태의 감시"라고 주장했다.
 
한편 암호화폐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Coindesk)에 따르면,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는 오는 7월16일(현지 시간) 페이스북의 암호화폐 프로젝트 리브라 관련 공청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는 미국 상원이 페이스북이 고안한 디지털 통화의 데이터 프라이버시, 잠재적 리스크에 대해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는 요청에 따라 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3월28일 멘로파크 페이스북 본사의 페이스북 로고 모습. 사진=뉴시스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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