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합산규제 재도입 여부를 논의하는 국회로 유료방송 업계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오는 12일 정보통신방송법안심사소위원회(법안2소위)를 열고 합산규제 연장 여부에 대해 논의한다. 유료방송 합산규제는 인터넷(IP) TV, 케이블TV, 위성방송 등 유료방송 시장에서 특정 사업자가 전체 시장 점유율의 3분의1을 넘지 못하도록 하는 제도다. 지난 2015년 6월 3년 한시법으로 도입돼 지난해 6월 일몰됐다. 이후 자유한국당 김석기 의원과 정의당 추혜선 의원이 각각 유료방송 합산규제를 3년, 2년 연장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합산규제가 연장될 경우 가장 타격을 입는 것은 KT다. KT는 IPTV와 케이블TV를 합한 유료방송 시장 1위 사업자다. KT는 케이블TV 3위 딜라이브의 인수를 검토 중이지만 합산규제가 연장될 경우 인수는 불가하다. 유료방송 업계에서는 합산규제가 일몰된 지 1년이 지났고 해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의 경쟁을 위해서라도 국내 사업자들끼리 덩치를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하지만 국회에서는 1위 사업자의 시장 잠식을 방지할 방안과 통신사들이 케이블TV를 인수하더라도 지역방송의 공공성을 유지할 장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된 상황이다.
지난 6월11일 국회에서 과방위 전체회의가 더불어민주당 일부 의원들과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열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합산규제가 연장되지 않고 일몰된 상태로 지속될 경우에는 사후규제 방안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유료방송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 업무를 담당하는 방송통신위원회가 각자의 사후규제 방안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의견차가 컸다. 핵심은 기존 유료방송 이용약관 승인제 유지 여부다. 과기정통부는 승인제를 신고제로 변경해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내놓은 반면 방통위는 반대 입장이다. 방통위는 시장집중 사업자를 지정해 요금 인가제를 일부 인가제로 바꿔 규제 권한 강화에 무게를 뒀다.
양 부처는 과방위 법안2소위가 열리는 12일 전까지 의견 조율을 지속할 계획이지만 협의안 도출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과방위 관계자는 "두 부처가 중간 보고는 하고 있지만 아직 최종 조율안은 듣지 못했다"며 "위원들이 합산규제 연장 여부에 대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논의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합산규제가 연장되지 않는다면 사후규제 방안에 대한 정부 및 국회의 논의가 추가로 이어질 전망이다.
한편, 과방위는 12일 법안2소위 이후 오후에 전체회의를 열고 과기정통부의 추가경정예산(추경)과 1소위의 ‘원자력안전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원안위 설치법)' 등에 대해 의결할 예정이다. 또 과방위는 15일 과기정통부와 방통위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을 계획이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