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여야가 추가경정예산(추경)의 필요성을 놓고 날선 공방을 벌였다. 특히 일본 수출규제 대응을 위한 예산을 국회 추경안 심의 과정에서 추가 반영하는 것을 놓고 부딪혔다.
더불어민주당 김정우 의원은 1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경제정책은 타이밍이 중요하다"며 "거의 100일 가까이 되는 동안 국회에서 추경을 처리하지 못했는데 미중 무역 분쟁뿐 아니라 일본 수출규제까지 대외 불확실성이 급격히 높아져 하루라도 빨리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수출규제와 관련해 기업이 현실적으로 맞는 문제 해결을 위해 재정투입이 필요하다"며 "일본 수출규제 관련 재정 지원이 이번 추경에 들어가지 못하면 2차 추경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윤후덕 의원은 "수출규제와 관련해 이낙연 국무총리가 말한 1200억원이든, 민주당이 말한 3000억원이든 관련 예산의 추경 반영이 빨리 구체화돼야 한다"며 "홍 부총리도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야당의 양해를 구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반면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비판을 쏟아냈다. 일본 수출규제 관련 예산을 포함해 추경 전체가 정부의 깊은 고려 없이 편성됐다는 이유에서다.
한국당 추경호 의원은 "홍 부총리는 지난 1, 2월에는 추경 생각이 없다고 하더니 3월 미세먼지로 추경 검토를 시작해 경기 부양 예산, 산불 피해 대응 예산, 급기야 최근 반도체 얘기까지 나온다"며 "이런 식이면 1년 내내 추경을 해야 하는가. 정부의 재정 운용이 뒤죽박죽 엉터리"라고 지적했다. 추 의원은 "정부가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산업 대책을 올해 1월부터 준비 중이었다는데 4월 추경 제출 때 왜 그런 내용을 진작 포함하지 않았느냐"며 "기재부가 정치권 얘기대로 그때그때 덕지덕지 발라 예산을 편성하고 재정을 운용하는 것인가"라고 질타했다.
같은 당 홍일표 의원은 "일본 수출규제 문제는 과거사와 관련한 우리 정부의 외교적인 태도에 원인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며 "6개월 내지 1년 이어지면 견디기 어려운 기업이 너무 많다. 조기 종결을 해야 한다. 근원적 원인은 외교에 있는데 대증적 요법으로 맞서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바른미래당 김성식 의원은 "할 이유가 충분치 않은 추경"이라며 "기재부를 포함한 현 정부는 우리 경제에 '병 주고 약 주고'를 하는 것이 아니냐. 근본적인 처방보다는 땜질 처방으로 경제정책이 전반적으로 흘러가는 게 아닌가 하는 자성을 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