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여야가 22일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를 위한 합의를 재차 시도했지만, 또다시 불발됐다. 당초 추경안은 재해·재난과 경기 침체 대응을 위한 것이었지만, 최근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예산이 추가됐다.
문희상 국회의장과 더불어민주당 이인영·자유한국당 나경원·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회동을 하고, 추경과 일본의 대한국 수출규제 철회 촉구 결의안 처리 등을 위한 본회의 일정을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여야 원내대표들은 도시락 오찬을 함께하며 논의를 이어갈 계획까지 했으나,나 원내대표가 지역구 일정을 이유로 불참해 무산됐다.
회동 직후 이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본회의 의사일정과 관련한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면서 "상임위나 특위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은 정상적으로 운영해 나가는 것으로 했다. 예결위는 해나가는 것으로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한국당 소속 김재원 예결위원장은 "정부가 일본 대응 추경 예산을 정확하게 보고할 수 없다고 밝혀 상당기간 예산안 심사를 할 수 없다"면서 추경안의 장기 표류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날 회동 역시 보수야당은 북한 목선 관련 국정조사, 정경두 국방부 장관 해임 건의안 등을 추경 처리 전제 조건으로 요구했고, 민주당은 '불가' 입장을 재확인해 평행선을 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정개특위와 사개특위 구성 문제에서도 이견만 확인됐다.
민주당과 한국당이 각각 정개특위와 사개특위 위원장을 나눠 맡기로 했지만, 한국당에서 '소위원장도 양당이 교차 담당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구성이 지연되고 있다. 오 원내대표는 "정개특위와 사개특위 문제는 논의가 진행되다가 마무리를 못하고 결렬됐다"면서 "소위 위원장 문제와 다 연결해 전반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고 했다.
한편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국회의 추경처리 지연에 대해 "될 듯 될 듯 하면서도 계속 통과되지 않고 지금까지 미뤄져 왔다. 매번 새로운 조건이 붙고, 새로운 상황이 생기면 하겠다라는 답변만 계속 들려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아쉬워했다. 이 관계자는 "추경이 하루속히 통과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국민 모두가 같을 것"이라며 "그러나 추경이 실제로 언제, 어떻게 될지는 저희가 할 수 없는 영역이고, 국회에서 해결해야 되는 부분"이라며 국회 여야 논의를 더 지켜보겠다는 뜻을 밝혔다.
7월 임시국회 논의를 위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의장-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동에 참석한 문희상 국회의장과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자유한국당 나경원,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가 심각한 표정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