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내년부터 납세자 권익보호가 한층 강화된다. 세무조사공무원의 조사권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납세자보호관의 직무 범위가 넓어지고, 조세불복절차와 기한 후 신고시 부과되는 무신고 가산세 감면율도 조정된다.
25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19년 세법 개정안'에 따르면 앞으로 납세자보호관은 세무조사 중 위법·부당 행위를 한 세무공무원에 대해 교체명령 또는 징계를 요구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세무공무원의 적법절차 준수여부도 함께 점검한다. 해당 공무원의 세무조사권 남용행위 발견 시에는 납세자보호위원회에 즉시 보고할 수 있고, 기재부령으로 정하는 일정 규모 미만 납세자의 세무조사 시에도 입회가 가능해진다. 현재 납세자보호관은 과세관청의 위법·부당한 처분을 해결해 납세자의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는 지원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조세심판·심사청구 같은 조세불복절차의 공정성과 투명성도 높아진다. 납세자는 과세당국이 위법·부당한 처분을 내려 납세자의 재산권을 침해했을 경우 조세불복제도를 활용해 부당하게 매겨진 세금을 취소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조세심판 및 심사청구 절차의 중요사항 결정기관은 합의체로 운영된다. 현행 심판원장이 결정하는 조세심판관합동회의 상정 여부는 심판원장과 상임심판관 전원이 참여하는 상임조세심판관회의에서 결정하고, 국세청장의 심사청구에 대한 결정 역시 위원장인 국세청 차장과 위원 10인이 참여하는 국세심사위원회를 통해 판단이 내려진다.
납세자의 자진신고를 유도하고 부담률을 줄이기 위해 기존 무신고 가산세 감면율도 개선된다. 현행 1개월 이내의 50% 감면율은 그대로 유지하되 1~6개월 20% 감면율을 차등화해 1~3개월은 30% 감면, 3~6개월은 20% 감면으로 각각 적용한다.
아울러 과세표준신고서를 법정신고 기한 이후에 제출한 경우 현행 법정신고기한 내에 신고한 납세자에게만 가능했던 경정청구(감면 신청) 및 수정신고(증액 신청)가 법정신고기한 이후에도 허용된다.
분리과세되는 이자·배당·연금·기타소득에 대해 경정청구권도 확대된다. 기존에는 이자·배당소득에 대한 경정청구를 원하면 심판·소송을 통해서만 권리구제가 가능했다.
최대주주 보유주식의 상속·증여 시 할증평가 제도도 손질해 할증률을 하향조정하고, 지분율에 따른 차등 폐지, 중소기업 할증 배제 영구화 등 최대주주 보유주식에 대한 할증평가를 합리화한다. 최대주주의 경우 지분율과 경영권 프리미엄 수준 간 비례관계가 높지 않은 것으로 평가돼 지분비율에 따른 할증률에 차등을 두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일반기업은 20%로 일괄 적용하고, 중소기업은 경영권 프리미엄이 낮게 평가되는 특성을 반영해 할증을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영업용 차량의 비용처리 인정금액도 늘어난다. 운행일지 미작성 시 기존 연간 1000만원의 손금인정 가능 금액이 1500만원으로 늘어난다. 리스비용을 포함한 차량감가상각비 한도는 연간 800만원으로 동일하고, 유류비, 자동차세 등 차량 유지비는 기존 200만원에서 700만원으로 완화된다.
김병규 세제실장(가운데)이 지난 2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19년 세법 개정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