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규제자유특구' 지정을 둘러싸고 전국 시·도지사들의 희비가 갈렸다. 특구로 지정돼 규제제약 없이 신기술 개발, 새로운 사업진출의 기회를 갖게 된 지역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기대한 반면, 지정되지 못한 곳은 조속한 특구 확대를 요청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전 부산 누리마루 APEC 하우스에서 '규제자유특구, 지역 주도 혁신성장의 중심'을 주제로 전국 16개 시·도지사들과 간담회를 했다. 특구로 지정된 △강원(디지털헬스케어) △대구(스마트웰니스) △전남(e-모빌리티) △충북(스마트안전) △경북(차세대 배터리 리사이클링) △부산(블록체인) △세종(자율주행) 등 7곳은 각자 부스를 만들어 자신들의 아이템을 홍보하고 중앙 정부의 지원을 요청했다.
탈락한 지역은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마지막 단계에서 다른 지역과의 협업문제가 지적돼 탈락한 울산은 별도 부스를 만들어 '수소경제의 거점'이 되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2011년부터 전기자동차를 선도적으로 보급한 제주도의 원희룡 지사는 "보급했다는 공로만으로 특구가 되는 게 아니라는 것을 뼈져리게 느꼈다"면서 "전기차 충전산업으로 범위를 좁혀 열심히 보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시도지사의 요청을 들은 문 대통령은 정부 관계자를 향해 지정된 지역 적극 지원과 함께 "2차 지정 부분은 가급적 서둘러 주시길 바란다"면서 "필요한 행정 절차를 최대한 단축시키는 것 뿐만 아니라 관련 부처에서 컨설팅을 사전에 잘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지정된 7개 지자체에 예비비를 지원하는 작업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2020년 예산 편성 작업도 진행되고 있는데, 관련 예산 지원이 차질 없이 되도록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또 "아직까지 지정되지 않은 지자체는 연내에 지자체별로 한 개씩은 꼭 특구가 지정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2차 지정에서는 제주도의 전기차 문제라든가 지역 협업 부분도 좀 더 포괄적으로 심의할 계획"이라며 "한 2년 정도 실증을 걸쳐 안전성이 확인되면 전국적으로 확대할 것은 확대하고, 보강할 것은 보강하겠다"고 했다. 이어 "일단 지역별로 산업을 지정한 이유는 집적효과와 지역 균형발전을 저희가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부산 해운대구 누리마루 APEC하우스에서 열린 시·도지사 간담회에 앞서 규제자유특구 전시를 관람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