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23~24일(현지시간) 열린 WTO 일반이사회에서 일본 수출통제 조치의 문제점에 대해 강력히 항의했다. 우리측 수석대표인 김승호 산업부 신통상질서전략실장은 일본측 조치가 강제징용 배상 문제와 관련한 한일간 갈등에서 기인한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정치적 목적에서 세계 무역을 교란하는 행위는 WTO 기반의 다자무역질서에 심대한 타격을 일으킬 것임을 엄중히 경고했다.

 

또 자유무역체제의 가장 큰 수혜국가이자 G20 의장국으로서 자유·공정무역을 강조했던 일본이 불과 한 달 만에 이와 정반대인 조치를 한국만을 특정해 취한 것에 대해 항의했다.

 

우리정부는 일본측에 조치의 철폐를 강력히 요구했다. 한국 핵심 산업인 반도체산업을 의도적으로 겨냥하고 있지만 국제적 분업구조상 이는 한국을 넘어 전 세계의 산업생산까지 파급효과를 미칠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정부는 일본에 우리의 협의 요청에 소극적으로 대응했던 점을 지적하고, 양국 관계부처의 고위급이 이사회 참석차 제네바에 온 만큼 현지에서 양국 대표단 간 별도의 1대1 협의를 진행할 것을 일본에 제안했다.

 

하지만 일본은 자국의 조치가 강제징용 사안과 무관하며 이는 안보상의 이유로 행하는 수출관리 차원의 행위이므로 WTO에서 논의할 사안이 아니라는 기존의 입장을 반복했다. 또 우리의 일대일 협의 제안에는 별도의 응답을 회피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을 비롯한 다른 회원국들은 별도 입장 표명을 자제했다. 이사회 의장(태국 WTO대사)은 한일 양국간 입장대립이 첨예한 사안인 점을 감안해 양국간에 우호적인 해결책을 찾기를 바란다고만 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번 이사회 참석은 WTO 사실상 최고 의사결정기구에서 일본측에 조치의 문제점을 전파하는 동시에 본 건에 대한 일본의 비협조적인 태도도 부각시켰다는 의의가 있다"며 "앞으로도 정부는 국제 사회에 일측 조치의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WTO 제소를 비롯하여 필요한 대응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