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최근 북한의 잇단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비공개 회의가 1일(현지시간) 소집된다. 지난해 북미가 대화 국면에 들어간 이후 북한의 미사일과 관련된 안보리 회의 소집은 이번이 처음이다.
31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 외신 등에 따르면 이번 회의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영국·프랑스와 비상임이사국이자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의장국인 독일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이에 8월 안보리 의장국인 폴란드는 1일 오전 회의 소집을 결정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25일 호도반도 일대에서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으며, 6일 뒤인 31일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하에 신형 대구경조종방사포 시험사격을 했다.
비공개회의에서 영국·프랑스·독일 3국은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시험발사가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위반 행위라고 비판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프랑스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지역과 국제 안정을 해치는 일로, 우리는 깊은 우려와 반대를 표명한다"면서 "북한은 유엔 안보리 결의를 준수하고 모든 종류의 도발을 중단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이러한 주장에 북한의 전통적인 우방국 중국·러시아는 물론, 미국도 소극적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실제 미국 행정부 내 '대북 강경파'로 알려진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과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약속했던 것들을 어긴 것이 아니다"라고 유화적인 모습을 보였다.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 대사도 TBS 라디오 'This Morning' 인터뷰에서 "우리가 너무 신경 쓰지 않는 단거리 시험발사"라며 "그런 것(단거리 미사일 시험발사)들은 국가들이 (통상적으로) 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우리가 걱정하는 것은 더 큰 이슈로, 한반도에 평화를 가져오고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며 검증 가능한 비핵화'(FFVD)를 달성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낙관적으로 볼 이유가 있다"면서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이 곧 재개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외신 등에 따르면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가 지난 23일~24일 비무장지대(DMZ)에서 북한 당국자와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 일각에선 이 자리에서 북한이 몇 차례 단거리 미사일 실험으로 내부 불만을 다독인 후 실무협상에 본격 나설 뜻을 밝힌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존 볼턴 미 국가안보 보좌관이 7월 3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얘기하고 있다. 볼턴 보좌관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해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약속을 어긴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