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환율전쟁에 유통가도 ‘새우등’

관광 수요 둔화 와중 위안화 약세…소비 더 위축될 전망

입력 : 2019-08-06 오후 1:20:50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미중 무역분쟁이 환율까지 확전되며 국내 도소매 업종에 미칠 악영향도 우려된다. 양국이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팽팽하게 맞서면서 B2B(기업간 거래) 중간재 수출 타격으로 나타났던 고래싸움충격이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유통업계 및 소비재까지 확산될 조짐이다.
 
6일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및 업계 등에 따르면 중국인 관광객 유입이 둔화되고 있다. 지난해 2-41.5% 감소율을 나타냈던 중국인 관광객 입국 수는 다음 달 11.8% 증가세로 전환한 이후 40~60%대의 높은 상승폭을 보여왔다. 하지만 지난해 9월 증가율이 30%대로 떨어진 이후 연말에는 20%대까지 떨어졌고 올 들어서도 비슷한 추이를 보인다. 최근 마지막 집계 시점인 6월에는 25% 증가율로 전달(35.2%)이나 전년 동월(49%)보다 위축된 모습이다. 전월 대비로는 둔화 흐름이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 215.4% 증가율을 기록한 이후 증가폭이 점점 줄어들더니 6월에는 -5.1% 감소세로 전환했다. 계절적 요인으로 볼 수도 있지만 지난해 6월에는 2.6%증가한 바 있다. 사드 이슈가 완화되면서 중국인 관광객이 회복 추이를 보였으나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되며 다시 둔화되는 듯 보인다. 중국 내 경기둔화 및 위안화 약세에 기인한다는 분석이다.
서울 중구 롯데면세점 본점 앞 관광객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특히 전날 위안화가 달러당 7위안을 넘는 포치수준에 도달하며 관광 수요 둔화에 대한 걱정도 커지고 있다. 가뜩이나 중국 전자상거래법 규제 관련 지침 강화로 국내 면세점 등 유통 채널의 리스크가 거론되던 참이다. 최근 실적을 발표한 호텔신라의 경우 호실적을 거뒀지만 면세점 사업은 주춤했다. 중국 보따리상 따이공 구매가 지속 증가하며 매출은 늘었으나 대량구매 보상으로 할인폭이 커 마진이 낮은 편이다. 국내 호캉스유행으로 호텔은 높은 성장률을 보이나 한일 분쟁에 따른 방한 일본인 감소까지 겹쳐 추후 감익도 예상된다.
 
면세점을 통해 상품 판매 수익을 거두고 있는 국내 화장품 등 제조업체들도 영향권이다. 아모레퍼시픽이나 LG생활건강 등 현지 판매 및 전자상거래 투트랙으로 대중국 판매고를 올리는 회사들은 역내 소비 위축과 관광소비 감소 등 양쪽에서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
 
오는 11월 진행되는 신규 면세점 입찰도 이같은 부정적 시장 요인 때문에 참여율이 떨어질 수 있다. 지난해 11월 면세 사업을 시작한 현대백화점의 경우 가뜩이나 대규모 적자를 보고 있는 형편이라 신규 출점이 망설여질 수 있다.
 
한편 중국이 포치를 용인하자 미국은 이에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며 맞불을 놓는 형국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서 중국이 자국 통화 가치를 역사상 거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뜨렸다라며 환율조작이라고 비난하는 등 날선 대치국면이 이어진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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