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TV홈쇼핑협회와 IPTV협회 간 송출수수료 협상이 갈등에 직면했다. 최근 두 협회는 업계 실무자 및 SO(종합유선방송사업자)의 참여를 둘러싸고 이견을 노출하고 있다. 그러는 사이 IPTV 3사의 올해 송출수수료가 20%가량 오를 것으로 점쳐지면서, 올해 국정감사에선 수수료 논란이 재현될 것으로 보인다.
홈쇼핑 방송을 촬영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6일 업계에 따르면 IPTV협회와 TV홈쇼핑협회가 지난 2월 송출수수료 조정을 위한 협의체를 구성해 첫 회의를 진행한 지 6개월가량 흘렀지만 논의가 거듭 답보 상태다.
지난 6월 TV홈쇼핑협회는 '송출수수료 계약 관련 가이드라인'을 개선하기 위한 제안 사항을 IPTV협회 측에게 전달했다. 송출수수료 협상 과정에서 기술적인 문제를 조정해 본격적인 송출수수료 협상에 반영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지난주 IPTV협회 측에선 협의가 진전되려면 각 TV홈쇼핑 송출수수료 계약 실무자와 SO(종합방송유선사업자)가 함께 대면 방식으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선결 조건을 내건 것으로 알려졌다. 각 협회 간의 조정만으로는 협의를 진행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TV홈쇼핑 업계에선 IPTV 측이 사실상 협의에 참여하려는 의사가 없는 것 아니냐는 불만을 제기한다. 당초 두 차례 TV홈쇼핑 송출수수료 실무자가 참여해온 바, 지위상의 차이로 TV홈쇼핑 실무자들이 의견을 개진하기 어려웠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TV홈쇼핑협회 측에선 11개 홈쇼핑 각 업체의 의사를 모아서 협의에 임하고 있어 실무자의 참여가 중요치 않다는 입장이다. 또한 SO의 참여 역시 IPTV가 수수료 인상을 주도 하는 상황에서 큰 고려 사항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반면 IPTV 업계 측에선 실효성 있는 송출수수료를 산정하기 위해 실무자를 비롯해 SO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무엇보다 IPTV는 가입자 수 증가에 따른 형평성 있는 송출수수료 산정을 위해 SO와 협의를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고 본다. 실제로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IPTV는 SO보다 가입자 수는 많지만 홈쇼핑 송출수수료 매출은 더 낮은 상황이다. 지난해 기준 IPTV의 가입자당 홈쇼핑 송출수수료는 4만6000원(7127억/1539만명)이지만 SO는 5만4600원(7571억/1386만명)으로 더 높다.
현재 추진 중인 송출수수료 협상 관련 가이드라인 개선 내용은 △가입자 수 확인 △수수료 계약서 세부조항 통일 △송출수수료 계약 절차 규제 △자율적 분쟁 기구 구성 등이다. 이 같은 논의 사항이 사적인 송출수수료 인상에 대한 직접적인 규제는 아니더라도 기술적 부분을 다루기 때문에 향후 본격적인 송출수수료 협상 논의에 물꼬를 틔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홈쇼핑업계 관계자는 "기술적인 가인드라인의 정리가 이뤄지면 본질적인 송출수수료에 대한 얘기도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협의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송출수수료는 지속해서 오르고 있다. 지난 6월 먼저 수수료 협상을 진행한 KT가 올레TV 채널을 개편하면서 송출수수료가 20%가량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IPTV 3사가 비슷한 수준으로 송출수수료가 증가해왔던 만큼, 현재 각 TV홈쇼핑 업체와 송출수수료 협상을 진행 중인 LG유플러스 및 SK텔레콤도 비슷한 수준의 인상분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올해도 S급 채널보다 20번대 이하의 A급 채널의 인상률이 높을 것"이라며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일부 A급 채널의 송출수수료가 80%까지 증가하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올해 송출수수료가 20% 이상 증가하면 내년에는 IPTV의 홈쇼핑 송출수수료 매출이 사상 첫 8000억을 돌파할 것으로 관측된다. TV홈쇼핑 업체들은 이 같이 증가하는 수수료 인상분에 대한 부담을 낮추기 위해 납품업체가 지급하는 판매수수료를 높이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지난해에 이어 올해 국감도 30%에 육박하는 판매수수료 논란이 반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