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경제전쟁)서양호 중구청장 "NO재팬 깃발' 내린다"…비판 여론 수용

우려에 청와대 청원도 올라와…박원순 시장, 통화서 "시민 집단지성 믿어라"

입력 : 2019-08-06 오후 3:51:09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서울 중구가 비판 여론을 이기지 못하고 'NO재팬' 배너를 내리기로 결정했다.
 
서양호 중구청장은 6일 오후 SNS 계정으로 올린 글에서 "배너기 게첨이 일본 정부와 일본 국민을 동일시해 일본 국민에게 불필요한 오해를 줄 수 있다는 우려와 불매운동을 국민의 자발적 영역으로 남겨둬야 한다는 비판에 대해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이어 "지방정부가 해야 할 일로 함께 하겠다"며 "일본 정부의 경제 보복에 국민과 함께 대응한다는 취지였는데 뜻하지 않게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앞서 중구는 이날 오전 관내 전역 가로등에 'NO재팬'이라고 쓰여진 배너 1100개를 달았다. 실제로 달기 전부터 관련 계획이 알려지자 논란이 일었다. 일본 정부가 아닌, 일본 관광객에 대한 적개심으로 비춰지고, 시민들의 자발적인 불매운동이 '관제'로 비춰질 수 있다는 이유였다.
 
같은 날에는 배너 게첨에 반대하는 청와대 청원이 올라와 오후 3시41분 현재 1만6948명의 동의를 얻었다. 청원자는 "서울 중심에 저런 깃발이 걸리면, 일본의 무역도발에 찬성하는 일본 시민들이 더 많아질 것"이라며 "정부의 국제여론전에도 나쁜 영향을 줄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여론이 나빠지자 박원순 서울시장도 나섰다. 서울시에 따르면 박 시장은 이날 오후 서 구청장과 통화해 "시민들의 집단지성을 믿고, 우려되는 부분들에 대한 의견을 수용했으면 좋겠다"고 권했다.
 
중구청이 6일 오전 서울 광화문 세종대로에 제 74주년 광복절을 맞아 태극기와 함께 일본제품 불매와 일본여행 거부를 뜻하는 '노(보이콧) 재팬-No(Boycott) Japan' 배너기를 가로변에 설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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