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한국경제가 저성장과 저물가가 장기간 지속되는 가운데 2025년 이후 잠재성장률이 1%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고령화에 따른 노동 투입력 감소와 투자 부진과 자본 축적 저하가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28일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에서 선박에 컨테이너 적재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현대경제연구원은 11일 발표한 '잠재성장률 하락의 원인과 제고방안" 보고서에서 "국내 잠재성장률은 2021~2025년에는 2% 초반, 이후에는 1%대로 하락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잠재성장률이란 추가적인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지 않으면서 한 국가에 존재하는 노동과 자본 등 생산요소를 최대로 활용했을 때 달성할 수 있는 성장률을 의미한다. 국내총생산(GDP)을 노동, 자본, 총요소생산성 등 생산요소 기여분을 분해해 산출한다.
현대연은 2016~2020년 2.5%를 기록한 국내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향후 2021~2025년 2.1%, 2026~2030년 1.9%, 2031~2035년에는 1.7%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잠재성장률 하락을 유발한 요인에는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급속한 고령화에 따른 노동 투입력이 약화가 꼽힌다.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 규모는 2018년 3764만5000명의 최대치를 기록한 이후 올해부터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령인구 비중은 2018년 14.3%로 '고령사회'에 진입 이후 오는 2025년엔 20.3%의 '초고령사회'가 도래할 전망이다.
이에 노동투입의 GDP 증가율에 대한 기여도는 지난 2011~2015년 0.1%P에서 2016~2020년 -0.3%P인 마이너스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오는 2021~2025년 –0.5%p에서 2026~2030년 -0.6%p, 2031~2035년 –0.8%p로 마이너스폭이 확대될 것으로 추정된다.
투자 부진과 자본 축적 저하도 잠재성장률을 떨어뜨리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과거 1980년대 10%를 상회했던 건설, 설비, 지식재산물 분야 투자 증가율은 2010년대 들어 1~5%대로 하락했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수입 수요위축에 따른 수출 급감, 산업활동 위축으로 이어지며 연평균 설비투자 증가율은 지난 1999~2008년 9.2%에서 2010~2018년 5.4%으로 절반 수준으로 하락했다.
이에 자본투입의 GDP 증가율에 대한 기여도는 2016~2020년 1.4%p에서 2021~2025년 1.3%p, 2026~2035년 1.2%p로 낮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연은 잠재성장률 제고를 위해 우선 노동 투입력 약화 방지를 위해 인적 자본의 고도화를 꾀하고 여성과 고령자의 경제활동 참여를 확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적극적인 이민자 유입 정책과 함께 불법 체류, 인권 피해 문제 해소책을 다각적 차원에서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본 축적 제고를 위해서는 투자 환경 개선이 시급하다는 주문이다. 관련 규제를 완화하고 특히 연구 개발 투자에 대한 세계 지원 확대 등 적극적 투자 활성화 대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현대연은 지적했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