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용 정치부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조 후보자 동생 부부의 위장 이혼 논란에 이어 딸의 장학금과 논문 의혹까지 더해진다. 의학전문대학원에 다니는 딸이 두 차례나 유급을 했는데도 6차례에 걸쳐 장학금을 받았고 고교 시절 불과 2주간의 인턴 활동 만으로 의학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됐다는 의혹은 조 후보자에게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이런 의혹에 대해 조 후보자 측에서는 법적·절차적 문제가 없다는 해명을 내놓고 있다. 동생의 전 부인에 대한 증여세 탈루 부분 외에는 명백하게 불법으로 드러난 부분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의혹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는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딸의 장학금이나 논문 저자 등재 논란도 마찬가지다. 조 후보자가 21일 "명백한 가짜뉴스"라고 반박했음에도 의혹은 여전히 남아있다.
결국 남은 의혹은 국회 인사청문회장에서 규명해야 된다. 하지만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연찬회 일정 때문에 인사청문회법상 법정 기간을 넘긴 9월 2일~3일쯤 돼야 청문회 개최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시한보다 검증이 먼저'라는 이유로, '다른 장관 후보자의 청문회 일정도 고려해야 한다'는 이유로 청문회 일정을 지연시키고 있다. 청문회가 지연될수록 추석 밥상머리 민심잡기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렸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청문회 증인 채택 관련해 아직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한 상황이다. 이럴 때일수록 한국당 등 야당에선 조 후보자의 의혹을 정치 공세의 도구로 활용하려 하지 말고 빨리 청문회 일정을 잡아 정면승부에 나서야 한다. 청문회 일정조차 잡지 않고 조 후보자의 사퇴 또는 지명 철회만 요구하는 것은 정략적 정치 공세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야당은 의혹에 대한 근거를 명확하게 제시하고, 조 후보자도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당당하고 상세하게 해명해야 한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청와대 역시 오로지 '조국 감싸기', '조국 구하기'식의 행태만 보여서는 안 된다. 그러면서 청문회 결과는 최대한 존중해야 한다. '이미 임명은 정해져 있다'는 식의 태도로 야당을 대한다면 결국 그 부담은 문재인정부 후반기 국정운영의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고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 된다. 이번 만큼은 여야가 국민을 대신해 공직 후보자를 검증하는 달라진 청문회를 기대해 본다.
박주용 정치부 기자(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