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더불어민주당 부품·소재·장비·인력 발전 특별위원장인 정세균 의원이 28일 한일 갈등과 관련해 "아베 정부의 부당 조치가 조건 없이 사라진다면 양국 관계 개선방안을 전향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일본 수출규제 대응 당정청 상황점검 및 대책위원회 2차 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8·15 경축사를 통해 먼저 손을 내밀었지만 일본은 아직 화답이 없다"며 "일본은 부당한 조치를 철회하고 전향적인 자세로 대화에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 위원장은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선언에 대해 아베 정부는 공공연한 불만을 표현하고 있다"며 "이미 일본은 우리를 백색국가에서 제외하고 우리가 내미는 손을 거부하고 있는데, 아베 정부의 일방 조치로 양국 간 신뢰가 무너진 상태에서 지소미아를 유지하라는 것은 부당한 조치"라고 지적했다.
또 그는 "우리와 일본은 아픈 비극도 있지만 오랜 역사 속에서 동반자, 협력자 관계가 긴밀하게 유지돼 왔는데 양국 정치인 일부의 심각한 오판으로 이런 관계가 훼손될 경우 양국 모두 심각한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며 "정치는 정치로 풀어야지 경제나 안보로 풀면 안된다"고 꼬집었다. 이어 "한일관계가 지난 1998년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을 기반으로 급속히 발전했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일본 아베 총리는 주요 7개국(G7) 회의에서 '역사는 다시 쓸 수 없다'며 자신에게 써야 할 말을 한국정부를 비난하는 표현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일본정부는 과거사 문제와 수출규제 문제를 분리하는 전략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우리 정부는 일본의 이런 이율배반적인 태도에 대해 여러 가지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연구개발(R&D) 종합대책을 검토한다. 정 위원장은 "R&D의 성패는 재원 총액보다 적기와 적소에 투자해 효율성을 높이느냐에 달려있다"며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응하는 궁극적인 방안은 우리의 R&D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금 지급을 세액 공제 위주로 변환한다든지, 독일의 프라운호퍼 방식 등의 방식을 도입하는 등의 R&D 시스템을 혁신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영민 과학기술부 장관도 "단기, 중기, 장기에 걸쳐서 R&D를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한 작업을 관련 부처와 함께 (논의)해 왔다"며 "조만간 그 내용이 발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의 수출규제와 무관하게 차제에 근본적으로 대한민국의 R&D 체제를 공고히 하는데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면서 "정부는 (R&D) 예산을 급격하게 늘리고 예비타당성조사도 면제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28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일본 수출규제 대응 당정청 상황점검 및 대책위원회 2차 회의에서 정세균 위원장이 모두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