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미국 국무부는 31일(현지시간) "우리는 북한의 카운터파트로부터 답을 듣는 대로 협상에 관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는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의 "미국과의 대화 기대가 점점 사라져가고 있다"는 발언에 대한 반박으로, 북미 실무협상이 지연되고 있는 원인을 북한 측에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연합뉴스'의 1일 보도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최 제1부상의 담화에 대한 서면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앞서 최 제1부상은 '북한의 불량행동'을 거론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발언을 "비이성적"이라고 비난하면서 "미국과의 대화에 대한 우리의 기대는 점점 사라져가고 있으며 우리로 하여금 지금까지의 모든 조치들을 재검토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으로 떠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북한이 오는 24일부터 미국 뉴욕에서 진행되는 유엔(UN)총회 일반토의에 이용호 외무상이 아닌 대사급을 참석시킨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져, 유엔총회를 계기로 한 북미 뉴욕 접촉 가능성도 낮아진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한편 북미 실무협상 재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6월30일 판문점 회동에서 합의한 사안이다. 당시 7월 중순 개최가 기대됐지만 북한이 한미연합훈련에 반발하며 연기되고 있다.
일각에선 북미 정상간 친서외교가 진행되고 있으며,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비난하지 않는 점에 주목해 북미 실무협상 개시 전 일종의 '기싸움'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 미중 무역분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북한이 '몸값올리기'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에서 열린 제101차 미재향군인단 총회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