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치엘비, 리보세라닙 개조해 재도전

"임상 결과 유효성 자신…5년 내 5개 암종 대상 항암제 출시"

입력 : 2019-09-04 오후 1:53:12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에이치엘비가 임상 3상 탑라인 결과가 기대에 못미쳤던 위암 치료제 '리보세라닙'에 여전한 자신감을 보인다. 리보세라닙의 글로벌 상용화는 물론 향후 5년 내 5개 항암제 출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에이치엘비는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코스닥협회에서 기업설명회를 열어 리보세라닙의 개발과정과 신약허가신청(NDA) 진행 절차 및 전략 등에 대해 발표했다. 이날 행사에는 리보세라닙 개발을 담당 중인 에이치엘비의 자회사 LSK바이오파마(LSKB) 알렉스 김 부사장과 스티븐 노튼 박사(임상개발), 케이트 맥킨리(마케팅) 박사 등 주요 경영진이 참석했다.
 
스티븐 노튼 박사는 "리보세라닙의 위암 대상 글로벌 3상은 460명을 대상으로 성공적으로 마무리 돼 인종별 차이가 없는 다방면의 효능과 부작용이 거의 없는 것을 확인했다"라며 "내년 위암을 시작으로 향후 5년 내 대장암, 간암 등 5개 암종을 적응증으로 한 항암제를 신규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정 치료제가 인종별 차이가 없다는 것은 한정된 지역이 아닌 글로벌 시장에서 통용될 수 있다는 의미다.
 
비록 앞서 탑라인 결과 발표에서 다소 실망스러운 결과를 받아들었지만, 최종 임상 결과 발표를 통해 리보세라닙의 가치를 증명하고 성공적 시장 출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에이치엘비는 이달 27일부터 개최되는 유럽암학회(ESMO)를 통해 리보세라닙의 글로벌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한다. 특히 지난달 21일 제출한 임상관련 초록이 프리젠테이션 대상에 선정돼 다국적 제약사와 임상의들 앞에서 공식적인 발표가 가능해졌다. 개발사인 LSKB는 ESMO를 기점으로 글로벌 파마로의 도약을 위해 사명을 ‘elevar'로 바꾸고 새 이름으로 학회에 참석한다.
 
앞서 에이치엘비는 지난 627일 리보세라닙 임상 3상의 1차 유효성평가지수인 전체생존기간(OS)이 내부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무진행 생존기간(PFS) 중간값이 유의미하다는 우호적 지표도 존재했지만 진양곤 회장이 직접 "이번 임상치로는 허가 절차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내부 판단"이라는 입장을 밝히며 기업가치가 급락했다.
 
별다른 매출 요소 없이 리보세라닙 개발 성공에 대한 기대감으로 기업 가치를 끌어올렸던 만큼 낙폭도 컸다. 6월 중순까지 7만원 후반대를 유지하던 에이치엘비의 주가는 진 회장의 발표 이후 하락을 거듭, 73021800원까지 주저앉았다. 회사의 임상 탑라인 발표를 비롯해 인보사 사태, 신라젠 임상 중단 등 전후에 터져나온 업계 악재들이 부정적 영향을 끼친 탓이다.
 
하지만 이번 기업설명회를 통해 회사 측이 여전한 자신감과 향후 세부 계획을 밝히며 시장의 이목을 다시 끌어모으는 데 성공했다. 5개 암종에 대한 항암제 개발과 상품화 시 연간 3조원 규모의 매출을 거둬들일 수 있을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입장이다.
 
업계 반응은 신중론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2, 3분기 밀려든 각종 악재에 침체를 겪은 뒤 최근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향후 도출될 주요 기업들의 개발 성과가 연말 분위기를 좌우하는 만큼 섣부른 예측보단 결과를 지켜보자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7월 저점을 찍은 에이치엘비의 주가가 최근 4만원 중반대까지 회복된 이유 역시 아직 리보세라닙의 완전한 실패를 논할 단계가 아니라는 기대감이 컸기 때문"이라며 "최종 임상 결과 발표를 앞둔 상황에서 회사가 강한 자신감을 보인 만큼 결과를 확인하고 판단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코스닥협회에서 열린 에이치엘비 기업설명회장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정기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