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학생부종합전형(학종) 공정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대입 정책을 바꿀 뜻을 내비쳤다.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의 입시특혜 의혹을 계기로 대입제도 개선을 주문한 지 사흘 만이다. 유 부총리는 정시 비율 확대에는 선을 그었다.
유 부총리는 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동북아역사재단에서 열린 '일제 식민지 피해 실태와 과제' 심포지엄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정시와 수시 비율 조정으로 불평등과 특권의 시스템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보다 중·장기적인 대입제도와 관련해서는 충분한 논의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일 "공정의 가치는 경제 영역에 한하는 것이 아니고 다른 사회 영역, 특히 교육 분야에서도 최우선의 과제가 돼야한다"며 "대입제도 전반에 대한 재검토를 해달라"고 지시했다.
이에 대해 정시 비율이 늘고 수시 비중이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지만, 유 부총리는 "학종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최우선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며 "수시와 정시 비율 조정이 곧 이뤄질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오해이자 확대 해석"이라고 선을 그었다. 비교적 근시일인 2022학년도 대입에 대해서도 "(지난해) 발표한 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해 변경이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유 부총리는 이날 오전부터 정부서울청사에서 박백범 차관을 포함해 기획조정실·고등교육정책실·학교혁신지원실 등 3개 실장 및 관련 국장 등과 비공개 회의를 진행하며 대입제도 개선작업에 사실상 착수했다. 문 대통령 발언 이후 전반적인 학종 공정성 제고 방향을 검토하고 토론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알려졌다.
정시와 수시 비중은 올해 이뤄지는 2020학년도 대입전형에서 각각 22.7%, 77.3%이며, 지난해 공론화를 거친 끝에 오는 2022학년도까지 30%와 70%로 변경하는 것이 교육부의 목표다. 하지만 공론화 과정에서 '정시 비중 45%안'이 1위를 차지하는 등 수시에 대한 사회적 불신이 높은 상황인 데다 조 후보자 논란까지 겹쳐 정시 확대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동북아역사재단에서 열린 '일제 식민지 피해 실태와 과제' 심포지엄에서 축사하고 있다. 사진/교육부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