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의사 10명 중 9명 이상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조모씨가 제1저자로 등재된 논문을 철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조씨의 입시가 부정한 것으로 보고 부산대의전원 입학도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4일 국회에서 조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의학논문을 쓴 경험이 있는 전국의사 30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소청과의사회에 따르면 설문조사는 조 후보자가 기자간담회를 진행한 2일부터 4일 오전까지 진행됐으며 의학논문을 써본 적이 있는 의사들을 대상으로 했다. 설문에 참여한 의사들의 직역은 개원의사 46.0%, 봉직의사 38%, 교수 5.1%, 공보의 및 군의관 3.4%, 전임의 2.0%, 레지던트 2.2%였다. 설문내용은 조 후보자의 딸이 제1저자로 등록된 대한병리학회 논문에 대한 의료계 입장과 부산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입시가 타당했는지 등을 묻는 내용이다.
설문에 답한 이들의 98.0%는 대한병리학회 공식 학술지에 조씨가 2주 인턴 후 제1저자로 등재된 것이 '전혀 타당하지 않은 일'이라고 응답했다. 또 94.0%는 '편법을 이용한 부정입시'라고 답했다. 부산대의전원 입학 취소와 관련한 질문에 대해서도 91.0%가 '취소돼야 한다'고 했다.
임현택 소청과의사회 회장은 "조 후보자의 딸 논문 이전인 2008년 1월에 나온 '의학논문 출판윤리 가이드라인'을 보면 출판윤리 항목에 이미 저자됨에 대해서 명백하게 정의하고 있다"며 "1저자, 2저자 판단 기준이 느슨했다는 조 후보자의 해명은 분명한 거짓말"이라고 지적했다.
임 회장은 '영어 번역에 기여했기 때문에 제1저자가 됐다'라는 조 후보자의 해명에 대해서도 "해당 논문은 영어에 대한 지식만 있으면 쓸 수 있는 수준의 논문이 절대 아니다"라며 "생명공학에 대한 이해가 바탕에 있어야 할 뿐 아니라 의학지식, 그 가운데서도 소아청소년과학 중 신생아학에 대한 이해와 지식이 충분히 있어야 이 논문의 제1저자로 자격이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해당 논문은 3kg밖에 안 되는 신생아들, 그것도 아픈 아이들의 피를 뽑아서 작성된 것"이라며 "이런 가여운 아이들의 피가 아픈 아이들을 낫게할 진리를 찾는 데 쓰인 것이 아니라 돈많은 자의 자식 대학입시를 위해 함부로 쓰였다는 데서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의대 부정입시는 단순 부정입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목숨까지 위태롭게 만드는 범죄행위"라며 "조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이 되겠다는 것은 도둑이 도둑을 잡겠다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최소한의 양심이 있다면 당장 사퇴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가 4일 국회 정론관에서 법무부장관 후보자 조국 딸 논문사태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