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9일 북한 정권수립 71주년 기념일(9.9절)을 맞아 개혁·개방 메시지를 내고 북미 비핵화 협상을 재개할지 주목된다. 최근 북한이 김 위원장의 권위와 권능을 부쩍 강조하고 '인민복지·경제발전'을 언급하는 것은 협상 재개를 앞두고 일종의 사전 정지작업인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과 당 중앙위원회에서 만드는 기관지 '근로자'는 6일 '우리 공화국은 존엄높은 인민의 나라로 무궁번영할 것이다'라는 제목의 공동논설을 내고 "인민의 운명은 전적으로 령도자에게 달려있다"면서 "경애하는 최고령도자동지의 사상과 령도를 충직하게 받들어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오늘 우리 국가가 인민을 위한 거창한 작전들을 설계하고 최대속도로 밀고나가는것은 결코 자금이 남아돌아가거나 조건과 환경이 유리해서가 아니다"라며 "하루빨리 인민에게 보다 행복하고 유족한 생활을 마련해주시려는 경애하는 원수님의 결심이 확고하고 그 실천이 위대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경제건설은 우리 국가의 위력을 더욱 강화하고 인민들에게 행복한 생활을 마련해주기 위한 더없이 중대한 사업"이라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 집권 이후 발표된 노동신문·근로자 공동논설은 이번이 세 번째다. 첫 공동논설은 '우리식 사회주의 승리는 과학이다'라는 내용으로 지난 2017년 3월에 나왔다. 이는 김정일 시절인 2002년 4월 이후 무려 15년 만의 일이다.
2번째 공동논설은 '자력갱생은 조선 혁명의 영원한 생명선이다'라는 주제로 2년 만인 2019년 7월13일에 나왔다. 6·30 남북미 판문점 회동이후로,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 재개가 기대됐던 시점이다. 굳이 '자력갱생'을 강조한 것은 북미 협상 성과에 대한 내부의 섣부른 기대감을 낮추기 위한 것으로 풀이됐다.
경제와 민생을 강조하는 3번째 공동논설이 불과 2개월도 안된 시점에 나온 것은 결국 북측이 모종의 결심을 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힘을 받는다. 여기에 북한은 지난달 29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2차 회의를 열고 헌법 개정으로 김 위원장의 권위·권능을 대폭 강화했다. 한국의 국회 격인 최고인민회의는 통상 1년에 한 차례 소집되지만, 굳이 추가 회의를 연 것은 북미협상 재개를 앞두고 김 위원장이 권력 강화 필요성을 느낀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은 굉장한 나라가 될 수 있다. 그들은 굉장해질 수 있고 우리는 정권교체를 바라지 않는다"며 "지금 많은 대화가 오가고 있다. 아주 중요한 합의에 이르게 될 것으로 본다"고 예고했다. 다만 북미간 어떤 대화가 이뤄지고 있는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정권교체를 바라지 않는다"고 언급한 것은 비핵화에 따른 체제보장을 공개 약속한 것으로, 북미 대화를 촉구하는 차원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대화에 응하지 않으면 정권교체에 나설 수 밖에 없다'는 경고라는 해석도 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8월3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개장을 앞둔 평안남도 양덕군 온천관광지구 건설장을 현지지도했다고 보도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