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은별 기자] 중국의 대명절이 몰려있는 3·4분기에도 면세업계가 특수를 누리기는 어렵게 됐다. 사드 보복 이후 단체관광객의 발걸음은 여전히 뜸하고 보따리상들(따이궁)은 명절 기간과 관계없이 소비가 둔화된 양상이다.
9월부터 12월은 소위 면세업계의 '대목'이었다. 중국의 추석이라 불리는 중추절을 시작으로 10월 국경절, 중국 최고의 쇼핑 시즌 광군제 등이 몰려있기 때문이다. 3년 전만 해도 이 시기만 되면 면세점들은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공격적인 이벤트를 진행하며 경쟁했다. 일부 면세점에서는 아파트가 프로모션 경품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면세점 앞 보따리상들이 입장하기 위해 기다리는 모습. 사진/뉴시스
사드 보복 이후 중국 단체관광객 대신 따이궁이 면세점을 메우며 분위기는 달라졌다. 소비의 주축이 된 따이궁들은 연휴에 오히려 중국으로 돌아가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올해도 첫 특수였던 중추절(9월13일~9월15일) 기간 동안 눈에 띄는 소비 변화는 없었다. 한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연휴 동안 평소보다 매출이 올라야 되는데 평소 수준의 매출을 유지하는 정도에 그쳤다"라며 "과거에는 보따리상들이 고향에 돌아가기 전 물건을 구매하는 경향을 보였는데 이번에는 그마저도 미미하다"라고 말했다.
특수 효과가 사라지며 고객을 끌겠다는 면세점의 공격적인 이벤트도 사라졌다. 따이궁은 프로모션보다 물건의 재고 상태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각 사별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올해 중추절에도 업계는 개별 관광객을 대상으로 적립금 이벤트 등만 소량 진행하는데 그쳤다.
지난 1일 관세법 시행 규칙 개정으로 내국인 고객 면세한도가 3000달러에서 5000달러로 늘어나며 국내 고객의 매출 확대 가능성이 늘었으나 업계서는 크게 기대하지 않는 분위기다. 내국인 스펙트럼이 넓어진 것을 인정하면서도 공격적인 프로모션은 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단체관광객 회복세가 보이지 않는 이상 당분간 면세 업계는 특수 없이 다이궁에 의존해 매출을 내는 구조로 가게 될 전망이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보따리상이 증가해 전체 면세 매출이 늘긴 했지만 나눠먹기 식이 됐다"라며 "매출보다는 영업이익에 대한 고민이 심화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