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잡학사전)노인 10명 중 1명 걸리는 치매, 초기 증상과 예방법은

뇌 속에 비정상 단백질 쌓여 유발…기억장애 지속되면 전문의 찾아야

입력 : 2019-09-24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알츠하이머는 우리나라 노인인구 10명 중 1명이 겪는 '치매'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퇴행성 뇌질환이다. 알츠하이머병의 발병 원인 중 가장 중요하게 거론되는 것은 뇌 안에 비정상 단백질이 과도하게 쌓임으로써 뇌세포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베타아밀로이드라는 비정상적인 단백질이 너무 많이 만들어지거나 혹은 제대로 제거되지 못해 서서히 뇌에 쌓이면서 뇌세포 간의 연결고리를 끊고 뇌세포를 파괴해 치매 증상을 발생시킨다. 
 
알츠하이머는 증상이 생기기 15~20년 전부터 시작돼 오랜 기간에 걸쳐 광범위한 뇌의 손상이 끊임없이 진행되며, 그 결과가 우리가 알고 있는 치매다. 최근에는 노인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알츠하이머에 의한 치매 환자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알츠하이머병의 결과물 '알츠하이머병에서의 치매'로 진료를 받은 60대 이상 환자 수는 45만명에 달했다.
 
알츠하이머의 기억장애는 질환 초기에 영향을 받는 뇌 부분이 저장되는 기억의 입구 역할을 하고 있어 나타나는 증상이다. 뇌가 건강했을 때 이미 뇌 안으로 들어간 과거의 기억들은 영향을 받지 않고 새롭게 만들어진 기억들은 입구가 망가져서 들어가지 못하게 된다. 과거 일들은 너무 잘 기억하는데 최근 일들은 전혀 기억하지 못 하는 패턴의 기억장애를 호소할 수 있다. 하지만 병이 진행되면 결국 과거의 기억도 손상돼 기억력 외의 다른 뇌 기능들도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게 된다.
 
알츠하이머는 퇴행성 뇌질환 중 하나인 파킨슨병과 간혹 혼동되기도 한다. 두 질환 모두 퇴행성 뇌질환이므로 오랜 기간에 걸쳐서 뇌의 손상이 끊임없이 진행된다는 점에서 병의 경과가 비슷할 수 있지만, 손상을 받는 뇌 부위가 다르기 때문에 초기에 나타나는 증상은 다르다.
 
파킨슨병은 동작이 느려지고 손이 떨리는 등의 움직임과 관련된 증상이 나타나고, 알츠하이머병은 뇌가 감각하고 기억하며 판단하는 고위뇌기능과 관련된 증상이 나타난다. 또 알츠하이머병에서는 일반적으로 지나간 일들에 대한 '삽화기억력의 점진적인 저하'가 증상의 시작인 경우가 많아, 원래는 그렇지 않았는데 최근 들어서 며칠 전에 있었던 중요한 일들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알츠하이머병에서도 말기에는 움직임의 이상도 나타날 수 있어 파킨슨병과 구분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학영 강동경희대학교병원 뇌신경센터 신경과 교수는 "우리가 건망증이라고 부르는 기억장애가 정상적인 노화에 의한 것인지 병에 의한 것으로 봐야 하는 것인지를 구분하는 것이 필요한데, 그렇다고 모든 사람이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하지만 6개월 이상 악화돼 가는 기억장애인 경우에는 신경과 전문의와 상의해보는 것이 좋다"라고 말했다.
 
뇌세포에 영향을 주는 아밀로이드 단백질의 제거와 같은 근본적인 해결법은 아직 찾고 있는 중으로 세계 각국에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치매 치료 방법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약물치료를 포함한 다양한 수단을 이용하여 인지기능이 가능한 악화되지 않도록 하고 증상이 완화되도록 관리한다. 장시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는 경과를 밟으므로 환자의 인지기능상태를 정기적으로 점검하면서 현재의 기능을 최대한 오랫동안 유지하기 위한 치료적 접근이다.
 
의학적으로 효과를 인정받은 치료약물은 매우 적어 다섯가지의 성분만이 인정을 받았고, 그 중 네 가지의 약물이 현재 처방되고 있다. 병으로 인해 저하된 시냅스 간극의 아세틸콜린 농도를 증가시킴으로써 환자의 인지기능을 향상시키는 '아세틸콜린분해효소억제제'가 대표적이다. 이밖에 NMDA 수용체를 억제함으로써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학습 및 기억능력을 증진시키는 'NMDA 수용체길항제'가 치료에 사용되고 있다.
 
인지기능을 개선시키기 위한 약물의 치료 전략 외에 치매 환자의 행동정신증상을 완화시키기 위해 각종 약물이 사용되기도 한다. 비약물치료로는 인지중재치료, 운동치료 등이 이용되고 있으며 각종 행정서비스를 이용하도록 하는 것이나 인지기능이 악화되어 감에 따라서 변화할 수 있는 개인과 가족의 미래를 대비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이학영 교수는 "건강한 뇌를 만들어가는 것은 치매에 대한 보험과도 같아 매일 매일의 생활에서 건강한 생활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치매 예방을 위한 건강한 생활습관의 핵심이 되는 것은 평소 머리를 쓰고 몸을 쓰고 좋은 것을 먹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지난 20일 서울 광진구 세종대학교에서 열린 치매극복 박람회에서 참가 어르신들이 치매 예방 프로그램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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