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세탁방지 시스템 구축으로 분주한 암호화폐업계

자체 거래 모니터링 강화에 외부 컨설팅업체 계약 맺기도
유스비(useB)는 암호화폐 전문 AML 솔루션 개발

입력 : 2019-09-25 오후 1:55:25
[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암호화폐업계가 자금세탁방지(AML) 시스템 강화에 분주하다. 지난 6월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가 관련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이후 국내 법·제도 정비 이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모습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싱가포르 법인 디지파이넥스(DigiFinex)의 한국지사인 암호화폐 거래소 디지파이넥스코리아는 자체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 거래 모니터링 강화, 회원 트레이딩 패턴 분석 등을 핵심으로 하는 불법·이상거래를 탐지하는 안전거래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최근에는 실제 해당 시스템으로 이상 회원을 발견한 뒤 금융권과 협력으로 여러 계좌에서 송금받고 타 은행에서 입금한 내역을 포착해 회원 정지 처분을 내리기도 했다.
 
코인원은 검증된 외부 역량을 동원해 AML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케이스다. 코인원은 에이블컨설팅과 자금세탁방지 컨설팅, 시스템 구축 계약을 지난달 체결했다. 에이블컨설팅은 국내 제1금융권, 금융정보분석원, 증권사, 보험사 등 다양한 금융기관의 AML, 컨설팅 경험 보유한 자금세탁방지 컴플라이언스, 분석 컨설팅 전문 업체다.
 
암호화폐 전문 자금세탁방지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도 등장했다. 유스비(useB)는 암호화폐 전문 자금세탁방지 솔루션을 개발하는 기업으로 국내외 유명 증권사에서 일한 금융전문가와 컴플라이언스 오피서를 비롯해 보안 분야 박사, 개발자, 회계사, 변호사 및 변리사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로 팀을 구성했다.
 
유스비에 따르면 현재까지 업계에서는 FATF 권고안 핵심 중 하나인 트래블 룰(Travel Rule·거래쌍방 신원 정보 제출 의무화)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여겨지지만 유스비는 이를 만족시킬 수 있는 솔루션을 지난 7월 특허 출원했다. 서비스 앱 형태의 베타버전 'SSEND'도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 솔루션은 글로벌 본인인증 앱서비스로, 특히 개인정보를 다 보관하지 않고 나눠 암호화한 후 이 정보를 분리해 개인정보 유출로 개인이 누구인지 특정할 수 있는 가능성을 원천 차단했다고 한다. 자금세탁이 발생하는 경우인 이상거래에서만 각 기관이 보유 중인 암호화된 정보 키를 모아 확인해볼 수 있게 해 암호화폐 거래의 익명성을 보장하고 준법 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할 수 있게 했다. 김성수 유스비 대표는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에 선제적인 대응을 하도록 돕는데 힘쓰겠다"며 "유스비의 솔루션은 FATF 권고안의 국제 기준을 충족하는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FATF의 규제 권고안은 유예기간 1년을 둔 뒤 2020년 6월부터 적용되며, 국내의 경우도 규제 당국이 관련 입법 등을 추진하는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FATF가 기존 금융권 수준의 고객확인제도와 AML 역량을 요구하고 있다"며 "국내 법·제도화도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암호화폐 거래소 중심으로 AML 시스템 구축에 탄력이 붙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암호화폐 비트코인 모습. 사진=픽사베이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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