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총선 경선 여론조사에서 후보 경력에 전·현 대통령 비서실 직함 사용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람사는 세상 노무현재단'과 관련된 직함도 허용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9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이해찬 대표는 최근 지역별 의원들과의 릴레이 오찬 자리에서 "당내 경선 때 청와대 이력을 사용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내 경선 여론조사에서 후보들은 제한된 글자 수 안에 자신을 소개하는 문구를 넣는다. 그 중 전·현직 대통령과의 인연을 내세울 수 있는 청와대 근무 이력은 중요한 '스펙'으로 꼽힌다. 특히 민주당 권리당원 대다수가 '친문(친문재인)'인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이름은 후보 당락을 가르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는 평가다.
그렇지만 정치권에선 이 대표의 제안이 현실화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청와대 출신 인사들의 반발은 물론, "현직 프리미엄 보장이냐"는 비판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도 비슷한 논란이 있었지만 결국 전·현직 대통령 이름을 허용하되, 청와대 경력·장차관급 이상의 정부 경력으로 한정하기로 결론을 낸 바 있다.
한편 '노무현재단 경력'의 경우 재단의 공식 요청에 따라 사용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유시민 이사장은 지난 4월23일 '민주당 당내 경선 과정에서의 노무현재단 경력 사용 관련 건의사항'이라는 제목의 서신을 민주당에 보냈다.
유 이사장은 "귀 당의 당내 경선 과정에서 당원, 또는 국민 대상의 여론조사 등에 후보들이 노무현재단의 경력과 직책을 사용하지 않도록 보다 적극적인 제한 기준을 세워주실 것을 건의 드린다"고 요청했다. 이어 "이는 민주당의 당원 및 함께하는 시민들이 국회의원 선거에 나가는 후보자를 선택함에 있어 노무현재단의 경력과 직책을 고려하지 않고도 후보에 대한 평가와 선택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예방대책 특별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