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에이치엘비가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의 글로벌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했다. 내부적으로 성공적 데이터 임을 자신하는 만큼 위암 3·4차 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품(FDA) 신약 허가 신청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진양곤 에이치엘비 회장은 29일 오후 6시30분 유튜브를 통해 리보세라닙 글로벌 임상 3상의 전체 데이터 및 의미 등을 설명했다. 같은 날 자회사 엘리바가 리보세라닙 임상 시험 3상 결과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유럽종양학회(ESMO)'에 공식 발표한 데 따른 조치다.
진양곤 회장은 "결론부터 이야기 하면 리보세라닙 글로벌 임상 3상은 성공했다"라며 "당초 탑라인 결과만으로는 신약허가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 내부 의견이었지만, 전체 데이터 분석 이후 판단이 (성공적이라며)극적으로 변했다"라고 말했다.
리보세라닙의 임상시험은 지난 2017년 2월부터 2018년 10월까지 12개 국가(미국, 한국, 일본, 대만,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폴란드, 루마니아, 우크라이나, 러시아), 88개 병원에서 위암 2차 이상 표준치료에 실패한 환자 46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에이치엘비는 지난 6월27일 탑라인 결과 발표를 통해 임상디자인의 1차 지표인 전체생존기간(OS)이 대조군과의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해 신약허가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해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른 시장 실망감에 기업가치 역시 빠르게 하락했다. 하지만 이번 전체 데이터 분석을 통한 추가 확정 데이터를 통해 FDA의 신약허가 경향성에 부합하는 결과를 도출해 냈다는 입장이다.
진 회장에 따르면 리보세라닙의 무진행생존기간(PFS)는 2.83개월로, 위암 3차 치료제로 허가 받은 론서프 2개월, 옵디보 1.6개월보다 높았다. 대조군의 PFS 결과는 리보세라닙 연구 1.77개월, 론서프 연구 1.8개월, 옵디보 연구 1.5개월로 유사한 결과값을 보였다.
시험군과 대조군의 무진행생존기간 차이에서는 리보세라닙 1.06개월, 론서프 0.2개월, 옵디보 0.16개월로, 상태가 위독한 말기 위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임을 고려할 때 리보세라닙은 약효 우월성을 입증했다는 설명이다.
객관적반응률(ORR)은 리보세라닙 (6.9% vs 0%), 론서프 (4% vs 2%), 옵디보 (11.2% vs 0%) 였다. 질병통제율(DCR)은 리보세라닙이 (42.4% vs 13.1%), 론서프 (44% vs 14%), 옵디보 (40% vs 25%) 였다. 리보세라닙의 객관적반응률과 질병통제율 모두 대조군에 비해 통계적 유의성이 있었으며, 객관적반응률은 사이람자와 론서프 보다 높았으며, 질병통제율은 론서프, 옵디보와 유사한 결과를 보였다.
전체생존기간 결과는 5.78개월로 론서프(5.7개월), 옵디보(5.26개월)보다 높은 결과가 나왔다. 위암 3차 치료제는 표준요법이 없기 때문에 론서프, 옵디보 임상시험은 모두 리보세라닙과 마찬가지로 최적지지요법(BSC)을 대조군으로 사용, 두 임상시험의 대조군 전체생존기간은 론서프 연구에서 3.6개월, 옵디보 연구에서 4.1개월로 발표됐다.
리보세라닙 연구에서 대조군 전체생존기간은 5.13개월로 론서프, 옵디보의 연구결과에 비해 매우 높은 수치이며, 2018년 발표된 한국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한 실제 병원에서의 위암 3차 치료 전체생존기간 결과인 4.4개월보다도 높은 수치를 보였다. 뿐만 아니라 위암 2차 치료제로 임상시험을 수행한 사이람자의 연구에서의 대조군 전체생존기간 3.8개월보다도 높은 수치다. 특히 4차 실험군에서 OS는 6.43 vs. 4.73(p=0.0195), PFS(무진행 생존율)는 3.52 vs. 1.71(p=<.0001)로 나와 4차 말기 위암환자에서 월등히 높은 수치를 보였다.
부작용 결과는 전체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심각한 부작용은 약물의 효과와 관련이 있는 고혈압 17.9%, 수족증후군 2.9% 그리고 단백뇨 7.5%로 관리 가능한 범위내의 수치를 보였다. 다만 세포독성항암제의 주요 부작용인 호중구 감소증, 백혈구 감소증이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에이치엘비는 이번 임상시험을 통해 다시 한번 리보세라닙의 안전성을 확인, 위암 3차 치료제로써 기존 허가 받은 세포독성항암제인 론서프에 비해 충분한 임상적 유의성이 있음을 증명했다고 보고있다. 특히 인종간 차이없이 동일한 약효를 입증한 부분이 향후 상업화 단계에 큰 의미를 지닐 것으로 분석했다. 완전관해 사례도 2건이 보고됐다. 위암 3차 이상 치료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수행한 옵디보, 론서프 임상 3상에서는 완전관해 사례가 단 1건도 언급되어 있지 않은 만큼 결과에 의미를 두는 분위기다.
해당 결과를 기반으로 리보세라닙 글로벌 임상 3상을 성공으로 결론내린 에이치엘비는 FDA 신약허가 신청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안으로 신약 및 시판허가를 획득, 위암 외 다른 적응증 임상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향후 5년 내 5개 항암제를 보유한 글로벌 빅파마로 발돋움한다는 포부다.
진 회장은 이날 영상 말미에 "16년이라는 기나긴 시간동안 함께한 임직원과 주주들께 감사드린다"라며 "오랜 시간 많은 어려움을 헤쳐왔든 남은 고비도 잘 극복해 대한민국 최대 바이오 기업으로 성장, 끝내 좋은 결과로 보답하겠다"라고 말했다.
진양곤 에이치엘비 회장이 29일 유튜브 방송을 통해 리보세라닙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에이치엘비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