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5세대(G) 이동통신 기술 혁명의 여파로 내년 전세계 반도체 시장이 슈퍼사이클(초호황)에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년 사이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크게 감소하며 하락 국면에 빠졌던 반도체 시장이 반전을 꾀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0일 글로벌 IT전문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전세계 반도체 시장 매출이 4490억달러(약 536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올해 매출액 4228억달러(약 505조원)보다 5.9% 상승한 수치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해 4856억달러(약 580조원)보다 적으나 1년 만에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IHS마킷은 '슈퍼사이클' 원동력으로 5G 기술을 주목했다. 렌 젤리넥 IHS마킷 선임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그간 반도체 산업은 하락 국면에 있을 때마다 대규모 수요를 불러오는 새로운 기술 혁신이 등장했다"며 "월드와이드웹(WWW)과 아이폰 출현이 그 예로 이제는 5G라는 또 다른 혁신이 등장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5G는 IT산업 범위를 훨씬 넘는 영향력으로 사회 모든 측면에서 새로운 경제활동을 촉발해 반도체 수요를 늘릴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8월14일 서울 서초구 삼성 딜라이트샵에 반도체 패브리케이티드 웨이퍼가 전시돼 있다. 사진/뉴시스
5G 시대가 본격화하면 반도체산업의 최대 수요지인 스마트폰 시장이 더 성장할 것이란 주장이다. IHS마킷은 5G 기술이 적용된 자동차·사물인터넷(IoT)·데이터센터 등도 반도체 시장 성장에 크게 이바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외에도 "5G 도입 속도가 올해 반도체 시장 부진 요인이었던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업황의 회복을 결정짓는 변수가 될 수 있다"며 5G 도입 속도가 반도체 시장 재부흥의 관건이 될거라고 바라봤다.
실제로 가격 하락을 거듭했던 반도체 시장은 최근 안정을 되찾고 있다. 지난 1일 기준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주로 PC에 사용하는 D램(DDR4 8GB 기준) 제품 가격은 지난달 평균 2.94달러(약 3500원)로 내림세를 이어왔던 이전과 달리 최근 두 달 연속 같은 값을 유지했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이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5월 일본 양대 이동통신사인 NTT도코모와 KDDI 본사를 찾아 5G 협력 방안을 논의한 데 이어 지난달과 이달에는 각각 사우디아라비아와 인도를 방문해 현지 5G 사업을 위한 방안 찾기에 나섰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