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특수부 명칭변경·축소, 15일 국무회의서 확정"

당정청, 협의회 열고 방안 논의…조국 장관, 내일 '검찰개혁안' 발표

입력 : 2019-10-13 오후 4:58:07
[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가족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한 법원 심리가 오는 18일 시작되는 가운데, 정부가 검찰 특별수사부(특수부)의 명칭을 변경하고 대폭 축소하는 내용의 검찰개혁안을 15일 국무회의에서 확정하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13일 국회에서 열린 '검찰개혁을 위한 고위당정청협의회' 이후 브리핑을 통해 "대통령령인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 개정을 통해 현재 논란이 되는 특수부의 명칭 변경과 부서 축소 등이 확정될 것"이라며 "구체적인 내용은 내일 오전 조국 법무부 장관이 발표하고 발표안은 화요일 국무회의에서 확정된다"고 밝혔다.
 
홍 대변인은 "특수부 관련 내용 뿐만이 아니라 현장에서 논의된 검사 파견 문제 등 여러 문제가 함께 담겨진 개정안이 나올 것"이라며 "인권보호수사 및 법무부의 검찰에 대한 감찰 기능이 실질화할 수 있는 방안도 발표해줄 것을 당에서 적극 요청했다"고 부연했다.
 
특히 "현재 특수부에서 다소 인력은 축소되겠으나, 명칭이 변경될 새로운 부서는 좀 더 한정된, 수사범위를 구체화시킨다"면서 "지금처럼 관행적으로 다 수사할 수 있는 그런 부분을 좀 더 축소하는 방향으로 제도개선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법무부는 지난 8일 직접 수사 축소를 위해 서울중앙지검 등 3개 검찰청을 제외한 특수부를 폐지하고, 명칭은 반부패수사부로 바꾼다는 내용이 담긴 검찰개혁안을 발표한 바 있다.
 
당정청 협의회에는 민주당에서 이해찬 대표를 비롯해 이인영 원내대표, 윤호중 사무총장, 조정식 정책위의장 등이, 정부에서는 이낙연 국무총리, 조국 법무부장관 등이 참석했다. 청와대에서는 김상조 정책실장, 강기정 정무수석, 김조원 민정수석 등이 자리했다.
 
13일 오후 서울 국회 더불어민주당 대표실에서 열린 검찰개혁 고위 당정협의회에서 이해찬 대표, 이낙연 국무총리, 조국 법무부장관 등이 회의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날 당정청 회동은 검찰개혁의 속도와 세기를 높이기 위한 뜻으로 풀이된다. 특히 국회에서 법이 개정되기 전에 대통령령으로 일단 가능한 부분을 개정해 검찰개혁에 소극적인 야권을 압박하는 것으로 보인다. 조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양학부 교수에 대한 첫 재판절차가 18일부터 열리는 등 법원 심리가 본격화되지만, 그와 상관없이 검찰개혁을 정부여당이 흔들림 없이 이끌어가겠다는 의지로도 해석된다.
 
협의회에 앞서 이인영 원내대표는 "국민들이 주말마다 전국에서 촛불을 들고 검찰의 무소불위 행태에 강력한 경고를 보내고 있다"면서 "검찰개혁은 이제 시대정신이자 역사적 과제가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패스트트랙에 올라와있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검경수사권조정 법안 통과에 총력을 다해 검찰개혁에 마침표를 찍겠다"고 다짐했다.
 
이낙연 총리는 "검찰개혁을 이루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을 위해서도, 검찰 자신을 위해서도 불행"이라고 강조했다. 조 장관도 "이번에는 무슨 일이 있더라도 끝을 봐야한다"며 검찰개혁을 향한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당정청 회동에 대해 "검찰 수사방해 회의, 조국 구하기용 가짜 검찰개혁 회의"라고 강력 반발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같은 날 국회에서 열린 '언론장악 저지 및 KBS 수신료 분리징수 특별위원회' 회의에서 "(당정청이) 시행령을 통해 (검찰개혁을) 하겠다는 것은 명백히 헌법 위반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여권은) 공수처 설치를 검찰개혁의 꽃인 것처럼 이야기하는데, 공수처는 대통령 마음대로 하는 검찰청을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공수처가 설치되면 지금 하던 조국 전 수석과 관련된 수사도 모조리 공수처로 가져갈 수 있고, 결국 조국 구하기용 공수처를 하겠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촛불집회'와 조국 장관 해임을 요구하는 보수진영의 '맞불집회'가 지난 12일에도 개최됐다. '검찰개혁 촛불'은 서초역을 중심으로, 조 장관 사퇴를 촉구하는 보수단체들과 대학생 단체는 각각 서초경찰서 앞과 혜화역 앞에 집결했다.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열린 제9차 사법적폐 청산을 위한 검찰개혁 촛불문화제 '최후통첩'에서 사법적폐청산 범국민시민연대 등 참가자들이 검찰 개혁과 공수처 설치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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