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부·장 기술독립"…대·중소기업 상생협의회 출범

분업적 상생협력 모델 발굴…'제1회 피칭대회' 개최

입력 : 2019-10-16 오후 4:48:56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소재·부품·장비 분야 대·중소기업간 분업적 상생모델을 발굴·논의하기 위한 민간기업 주도의 ‘대중소기업 상생협의회’가 16일 출범했다. 법령을 통해 소재·부품·장비 분야를 육성할 수 있는 길이 마련된 것은 한국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분업적 협력을 연결하는 연결자 역할을 충실히 한다는 계획이다. 
 
상생협의회는 기업 1명, 학계 2명, 연구계 1명, 협단체 4명 등 관련 분야의 전문가 8명으로 구성됐으며, 위원장은 위원들간의 호선으로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대표로 결정됐다. 황 위원장은 1993년 주성엔지니어링을 창업한 이래 약 27년간 최고경영자(CEO)로 활동하면서 세계적인 반도체 장비업체로 성장시킨 대표적인 벤처 1세대다. 벤처기업협회 회장, 무역협회 부회장, 디스플레이산업협회 부회장 등 활발한 대외활동을 통해 대·중소기업간 조정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정부는 지난 8월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 대책’을 발표하고, 범정부 기구인 ‘소재부품장비 경쟁력위원회’ 산하에 정부주도의 실무추진단과 민간주도의 ‘대중소기업 상생협의회’를 투 트랙으로 설치하기로 했다. 경쟁력위원회는 지난 11일 첫 회의를 개최한 바 있다. 
 
16일 오후 서울 강남구 팁스타운에서 열린 '대중소기업 상생 피칭데이'에 참석한 박영선 중기부 장관과 상생협의회 위원, 피칭데이 참석 8개 중소기업 관계자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김진양 기자
 
상생협의회는 대·중소기업간 분업적 상생모델 발굴과 추진을 최우선 과제로 한다. 정부의 재정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경쟁력 위원회에 건의·승인을 거쳐 예산, 자금 등을 확보할 수 있다. 
 
또한 우수 중소기업을 발굴해 대기업의 구매로 이어질 수 있도록 연계시키고 벤처캐피털(VC)의 투자 유치를 위해 정기적으로 피칭데이를 개최한다. 벤처기업협회 등 주요 협회를 통해서는 중소기업이 대기업과 연계하고자 하는 희망수요를 조사하고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대·중소기업간 1:1 연계를 돕는다. 소재·부품·장비 분야 기업이 직면한 환경, 노동, 공정거래 등 현장 규제를 발굴해 경쟁력위원회에 개선을 요청하는 업무도 맡는다. 
 
한편 이날 상생협의회는 출범과 함께 '소재·부품·장비 기술독립! 대·중소기업이 상생으로 함께 하겠습니다'라는 슬로건으로 서울 강남구 팁스타운에서 '제1회 피칭데이'를 개최했다. 이는 우수한 소재·부품·장비 중소기업을 발굴하기 위한 행사로 대기업, VC, 정책금융기관 인사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참여 중소기업 8개사는 정부 연구개발(R&D) 사업 등에서 부품 국산화에 성공하는 등 대기업의 구매가능성과 VC가 투자할 가능성이 높은 곳들로 구성됐다. △정밀 스테이지 산업용 로봇을 국산화 한 재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판용 폴리 이미드를 개발한 아이피아이테크 △2차전지 분리막 생산장비를 국산화 한 명성티엔에스 △다이아몬드 휠을 국산화에 성공한 에스다이아몬드공업 등 반도체, 기계, 화학 등 영역에서 국산화 저력을 보유한 강소기업들이다. 
 
상생협의회는 대기업, VC 등 청중단을 통해 기술수준, 사업성, 구매 가능성 등에 대해 의견을 조사했으며 이를 기초로 기업간 사후매칭 및 투자연계 지원을 유도할 계획이다.
 
박영선 중기부 장관은 “상생협력은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핵심이라 할 수 있다"며 "대기업의 자본과 중소기업의 기술력을 어떻게 결합시키느냐가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이어 “상생협의회 주도로 대·중소기업이 연결되는 상생모델이 많이 발굴·지원돼 우리나라 소재부품장비기업의 경쟁력이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정부는 소재·부품·장비 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내년부터 특별회계를 신설하고 매년 2조원 이상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라며 "오늘 피칭데이에 참여한 기업들과 같이 강소기업들에게 집중지원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라고 약속했다.
 
황 위원장은 “대기업 중심의 경제구조로는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기 어렵다"며 "앞으로 대·중소기업간 상생협력을 통해 우리 기업들이 세계 최고의 기술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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