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야당이 2년간 이어진 중국의 국내 게임에 대한 판호(서비스 허가권) 발급 불허에 대한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중국 게임의 국내 진출 제한을 검토하며 돌파구를 모색할 것이라 밝혔다.
중국 진출길 막힌 한국 게임…"정부 소극적 대응" 비판
자유한국당 조경태 의원은 17일 서울시 영등포구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중국 게임은 국내에 마음껏 진출하지만 국내 게임은 반대로 중국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다"며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국내에서의) 중국 게임을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유한국당 조경태 의원. 사진/조경태 의원실
조 의원은 국내 게임 시장을 장악한 중국 게임과 중국 게임의 한국 게임 표절을 그 근거로 들었다. 실제로 국내 게임은 지난 2017년 이후 단 한건도 중국에서 판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게임은 자유롭게 한국 시장에 진출해 매출 최상위권 상단을 차지하며 이익을 내고 있다. 아울러 판호를 받지 못해 중국에서 수익을 내지 못한 국내 게임을 표절한 것으로 의심되는 게임들이 중국 현지에서 인기를 끈 사례도 있다. 조 의원은 "정부의 소극적 대응으로 국내 게임업계가 힘들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지적에 문체부는 국내 진출을 노리는 중국 게임을 제한할지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김현환 문체부 콘텐츠정책국 국장은 조 의원 질의에 "(중국 게임 제한을) 검토하겠다"며 "(국감에서 판호 불허 문제가 불거진 것에 대해) 중국 측에도 기회가 된다면 전달할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김영준 한국콘텐츠진흥원 원장은 "이미 중국에 진출한 국내 게임의 피해가 우려된다"며 신중한 접근을 강조하며 "(국내 게임이 진출하지 못한 데 따른) 실태도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콘텐츠 지역 비대칭성도 문제로…콘텐츠 R&D 정책, 실효성 의문
여야 의원은 콘텐츠 산업의 지역 비대칭성과 콘텐츠 연구개발(R&D) 정책의 실효성도 지적했다.
무소속 최경환 의원은 콘진원 공모사업 선정 건수가 서울·경기 등 수도권 지역에 집중돼 지방이 소외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 의원이 콘진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콘진원 공모사업 선정 건수의 79%가 서울·경기에 집중됐다. 올해는 81%가 수도권에서 선정됐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800억원 규모로 전체 지원금액 1184억원의 68%를 차지했다. 최 의원은 "콘진원은 지역 상생 목표를 세우고 지역 사업을 발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영춘 의원과 바른미래당 김수민 의원도 콘텐츠 산업 지역 양극화 현상을 지적했다.
김영준 콘진원 원장이 17일 서울시 영등포구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콘진원은 지역 사업 발굴을 위해 지난 10월 '콘텐츠산업 거점기관' 16곳을 설립했다. 내년까지 시범운영하며 2021년에 본격적으로 지역 콘텐츠 사업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김영준 원장은 "지역 특화 콘텐츠를 육성하기 위해 지역 거점기관을 설립했다"며 "이 기관이 자율적으로 (사업을) 진행하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답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은 콘진원의 전문 인력 부족을 언급하며 박사급 인력 확충 노력을 촉구했다. 우 의원은 "콘진원의 박사급 R&D 인력이 2010년에는 15명이었지만 올해는 8명으로 감소했다"며 "콘진원 R&D 예산에 700억원이 들어가는데 전문 인력이 감소하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아울러 콘진원이 외부에 연구 용역을 주는데 R&D 역할을 끝내지 말고 자체 연구도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원장은 "콘진원은 과제를 관리하는 곳이지 수행하는 기관은 아니"라며 "자체 연구는 정책 연구파트에서 일부 담당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사급 전문 인력을 올 1월 4명을 충원하는 등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17일 서울시 영등포구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 참석자들이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김동현 기자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